백두산, 그리고 그 땅과 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통일 열기가 짙어 가는 지금 이런 물음이 새로워지고 있다. 극단 목화의 '잃어 버린 강'이 토문강변 간도땅에 파묻힌 시간을 되살려 낸다.연출·극작가 오태석씨를 중심으로 극단 목화의 터줏대감들이 다시 모여, 잃어버린 시간을 건너 간다. 총칼과 세월에도 굴하지 않은 우리 핏줄과 혼은 이 시대 어떤 울림을 갖는가.
조선이 외교권을 뺐기자, 항일 투쟁을 계속하기 위해 안중근은 간도로 갔다. 한ㆍ청 간의 국경 문제로 약소민족인 조선족이 박대를 참고 설움을 삼키며 살아 가던 곳이었다.
항일군을 이끌며 일군과 교전을 거듭하던 안중근은 드디어 결심한다. 만주 북진을 위해 우리 땅 간도를 청국에 넘겨 버린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처단한 안중군은 살인범으로 몰려 형장에서 사라지기까지의 이야기가 거장의 테크닉에 실려 우리앞에 펼쳐진다.
4o4조를 살린 우리 토속어의 맛, 민요적 들을거리 등 가장 한국인다운 성정을 연극으로 구현해 내려는 노장의 연극적 전략은 전편에서 읽힌다.
이번 공연은 극단 목화로서는 홈 커밍 축제이기도 하다. 흩어져 있던 극단 식구들이 한 데 모인다. 조상건 정진각 김세동 등 중진에서 황정민 등 신예까지, 이른바 '오태석 사단'이 건재를 과시할 자리다. 오씨는 98년 '천년의 수인', 99년 '코소보, 그리고 유랑' 등 나이가 무색하게 매년 신작을 발표하여 동시대를 호흡하는 무대로 현재를 이야기해 왔다.
그는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 가는 축제의 마당"이라며 "삼대가 함께 즐겨도 좋은 무대"라고 자신했다.
공연 기간 내내 극단 목화는 문예회관 대극장 안팎에서 '오태석 환갑 기념 행사'를 함께 갖는다. 1층 로비에서는 목화의 공연 사진전을, 야외 무대에서는 실제 공연을 상영하는 영상전을 펼친다.
특히 막 내린 후 오씨가 무대로 나와 펼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10월 5~11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 월~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
그의 환갑일은 공연 마지막날. (02)745-3967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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