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화목했던 예전의 가족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식용 통조림에 인체에 치명적인 포르말린을 넣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1·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한샘식품 대표 김진흥(42)씨의 부인 양순자(42)씨는 25일 본사를 찾아 “이제야 남편과 아들이 기운을 좀 차리는 것 같다”고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양씨와 가족에게 고난이 닥친 것은 1998년 6월 검찰 수사관들이 남편 김씨를 체포해 가면서부터. 조사결과 김씨는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이미 언론에 대서특필된 뒤여서 사업체는 같은 해 8월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다. 결혼 18년만에 장만한 서울 동부이촌동의 33평 아파트도 고스란히 남의 손에 넘겨야 했다.
“부도난 것도 서러웠지만 폭주하는 비난 전화 때문에 아침에 눈뜨기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양씨는 실의에 빠진 남편을 대신해 그때부터 파출부 일을 하며 집안을 책임져야 했다.
양씨와 가족에게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천연상태의 원료에도 포르말린이 생성될 수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 이후. 양씨는 식약청을 수시로 드나들며 자료를 수집, 결국 법원의로부터 무죄판결을 이끌어냈다.
또 한샘식품 등은 현재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한편 수사결과를 발표한 검찰(국가)과 언론사를 상대로 서울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양씨는 “많은 도움을 주신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과 무죄판결을 내린 법원에 감사드린다”며 “더이상 죄없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