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수뇌부 청와대방문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한의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 일행을 접견했다.
과거 ‘김신조(金信朝) 일당의 청와대 폭파사건’ 등 청와대가 북측의 테러표적이 됐던 때를 상기하면 인민군 수뇌부의 청와대 방문은 남북화해와 긴장완화의 또다른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인민군 고위 장성의 청와대 방문은 1991년 남북 고위급회담 때 김광진 대장이 북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청와대를 예방한 데 이어 두번째.
김 부장 일행은 군인답게 거수경례로 인사했고 자리에 앉아서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은 등 정중하게 김 대통령의 얘길르 들었다고 배석했던 박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이 북측 대표단에 "모두 한국에 처음이냐"고 묻자 김현준 소장(인민무력부 보자관)은 벌떡 일어나 "박재경 대장이 송일 가져왔을때 수행했습니다"라고 군대식으로 답변했다.
김 대통령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뤄내느라 애썼다"고 김 부장을 치하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쉬지도 말고, 조급해 하지도 말고 꾸준히 밀고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또 "7,000만 민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긴장 완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평화 통일을 이루기 위해 다시는 총부리를 겨눠서는 안되며 신뢰구축이 중요하다"고 남북화해 협력과정에서 군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부를 전하고 " 두 정상의 역사적 위업이 철저히 이행되도록 보장하자고 조성태 국방장관과 다짐했다"고 말했다.
배석했던 조성태 장관은 "군인들끼리 얘기해 보니 화끈해서 전망이 좋다"고 분위기를 띄웠고 김 부장도 "제 3국인 홍콩에서의 회담이 모양상 이상하다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니까 남쪽으로 가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라고 했다"고 화답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이 오랫동안 적대적이었기 ??문에 조금만 잘못돼도 부작용이 생긴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성의를 다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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