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8월8일부터 50일간 ‘악덕사채업소 주변 폭력배 일제단속’을 벌여 사채업자와 폭력배 10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5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기획’ ‘○○실업’ 등 사채사무실을 차린 후 생활정보지의 ‘급전대출’ 광고나 광고전단 등을 보고 찾아온 피해자들에게 대출금의 30%에 달하는 선이자와 수수료를 떼고, 최고 월 50%까지 고리대를 강요했다.
이들은 또 채무액수와 이자, 변제일까지 제멋대로 조작하고, 해결사 조직을 통해 물고문 등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
◆피해자 자살까지 김모(38·구속)씨 등 폭력배 10여명은 8월17일 1,000만원을 빌린 한모(38)씨를 충남 보령시 야산으로 끌고가 40㎝짜리 횟칼로 왼손 등을 마구 찌르면서 “하루 이자 5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암매장하겠다”며 위협하고, 21일 바다에서 물고문해 20억원짜리 슈퍼마켓 등을 빼앗았다.
홍모(38)씨도 8월10일 사채업자 남궁모(52·구속)씨 등에게 온몸이 쇠사슬로 묶인 채 9시간 동안 전기충격기 등으로 폭행당한 후 놀이동산 지분 25%(시가 3억원)를 뜯겼고, 심모(60)씨는 7월26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차로 밀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으며 3시간동안 사채업자 이모(48·구속)씨로부터 50여차례 차량충돌을 당해 크게 다쳤다.
지난해 9월 사채업자 김모(34·구속)씨에게 딸의 학자금 300만원을 빌린 최모(43·여)씨는 같은해 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채금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공포의 진상처리조 폭력을 일삼는 해결사 조직은 ‘진상처리조’. 담보물을 빼앗기 위해 ‘변제억제방법’까지 연구한 이들은 채무액수와 이자, 변제일까지 마음대로 변경했다.
600만원을 빌린 후 20일만에 돈을 갚으려 했던 김모(45·여)씨는 “계약을 어겼으니 1,800만원을 갚으라”고 협박하는 사채업자 배모(29·구속)씨에게 1억5,000만원짜리 슈퍼마켓을 빼앗겼다.
강모(21·여)씨 역시 월 45%의 이자를 물며 6개월 동안 원금 100만원까지 다 갚았지만 사채업자가 계약서를 조작한 후 “돈을 갚지 않으면 창녀촌에 넘기겠다”며 가족 앞에서 난동을 부리자 200만원을 더 뜯겨야 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빌리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며 밤낮으로 협박을 해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다”고 울먹였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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