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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 / 유흥벨트 오명...일산 '행정'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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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 / 유흥벨트 오명...일산 '행정'은 있나

입력
200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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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산신도시 대화역 부근의 소위 러브호텔 주위에서는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가 한참이나 이어졌다. 러브호텔 저지 투쟁을 벌이는 주민들이 호텔 주차장을 돌며 낮 손님들을 쫓아내고 있다. "러브호텔 물러가라. 러브호텔 철거하라. 시장 물러가라."밖이 소란스러워지자 호텔 주인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우리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다. 허가 내준 게 잘못이지. 건축비만 준다면 언제든지 팔겠다."

대화동만 문제인가. 백석동, 탄현동, 마두동…. 늦게서야 정부, 교육부 등이 규제를 강화하겠느니, 원천봉쇄하겠느니 나서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교육청 학교위생정화위 심의내용을 받아내는 등 발벗고 나섰다. 그나마 거국적으로 러브호텔 규제에 동참했으니 학교 보건법에 명시된 200m 학교정화구역 안에는 한동안 숙박업소나 유흥업소들이 발을 디밀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나 현재 고양시에는 대화동에 12개의 숙박업소가 영업중이거나 신축중이다. 시 택지개발지구인 탄현2지구는 아직 아파트 입주가 시작도 안 된 지역이지만 11개 숙박업소가 벌써 완공을 앞두고 있다. 마두동은 일산신도시 시범지구로 신도시에서 제일 먼저 개발된 지역에 속한다.

일반상업지역에 나이트클럽같은 유흥시설이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주변 건물 일부에 용도변경으로 숙박업소들이 들어섰다. 여기에 덧붙여 시는 과감하게도 초등학교에서 119m 떨어진 학교정화구역 안에 숙박업 건축 허가를 해줬다.

대화동이나 탄현동이 시끌벅적한 사이 백석역 부근에도 하나 둘 러브호텔들이 들어서고 허가된 업소만 11개가 된다. 더불어 동양최대라는 나이트클럽까지 가세하고. 결국 우후죽순으로 세워지는 러브호텔에 나이트클럽이 양념처럼 따라오면서 대화, 주엽, 마두, 백석으로 이어지는 전철 일산선 역세권은 유흥벨트화 하고 있다. 유흥권 지도를 그려도 될 지경에 이르렀다.

탄현동도 경의선 탄현역이 들어서는 역세권이라는 점에는 다른 지역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5만4,000표로 당선된 시장을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퇴진시킵시다."

고양시 시민들은 시장 퇴진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고양시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난립저지 공동대책위원회'가 나섰다. 교육감도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니 마땅히 시장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시민들의 힘으로 새롭게 도시가꾸기에 나서야 한다.

고양신문 기자 김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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