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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2알 때문에..." 날아간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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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2알 때문에..." 날아간 金

입력
200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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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2알이 '체조 요정'을 바꿨다.148cm 37kg의 작은 몸매에 환상적인 연기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나디아 코마네치를 연상시켰던 안드레아 라두칸(16.루마니아)의 검은 눈에 눈물이 고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6일 여자 체조 2관왕 라두칸이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슈도에페드린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돼 개인종합 부문 금메달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체조 사상 도핑 테스트로 메달을 박탈한 것은 처음이다.

라두칸이 금메달을 박탈당함으로써 2, 3위였던 동료 시모나 아마나르와 마리아 올라루가 각각 금, 은메달로 격상됐다. 또 4위에 머물렀던 리우수안(중국)이 동메달을 획득하는 행운을 안았다.

따지고 보면 시드니의 쌀쌀한 날씨가 그의 금메달을 샘냈다. 개인종합 경기를 앞둔 20일께 라두칸은 감기기운을 느꼈다. 그러나 팀 닥터는 그에게 처방한 감기약에 IOC의 금지약물인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돼 있었는지는 라두칸도 몰랐다. 소염제의 일종인 슈도에페드린은 국제체조연맹(IGF)에서는 금지약물이 아니나 IOC는 중추신경을 자극한다고 간주, 도핑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때문에 IOC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케빈 고스퍼 IOC 부위원장은 "라두칸은 약물의 힘을 빌어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고 말해 그가 팀 닥터의 부주의에 따른 희생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IOC는 라두칸에게 감기약을 준 팀 닥터를 즉각 시드니 올림픽에서 퇴출시키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도 참가하지 못하도록 중징계를 내렸다.

IOC는 그러나 라두칸의 단체전 금메달과 뜀틀 은메달은 약물과 관계 없는 것으로 밝혀져 메달리스트 자격을 유지시키고 약물 사용 선수에게 내려지는 선수촌 퇴촌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두칸은 경기를 마친 직후 총 3차례 약물 검사를 받았으나 개인종합 경기 직후에만 슈도에피드린이 검출됐다.

옥타비안 벨루 루마니아 감독은 "라두칸은 무죄이다. 이처럼 천진난만한 아이가 도핑을 하다니 말도 안된다"면서 "게임 전체에 대한 보이콧을 고려하겠다"고 발끈했다. 그러나 이 사태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라두칸은 개인종합 경기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체조여왕으로 군림해온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를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유난히 까만 머리칼과 작은 얼굴, 자그마한 체구로 이번 대회 최고의 인기스타로 부상한 그는 그러나 팀 닥터의 무지로 하루 아침에 추락하고 말았다.

/시드니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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