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기고-국내·외 적으로 투자환경을 보면 ‘정점논쟁’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뜨겁다. 미국은 경기 연착륙 여부, 한국은 경기정점 도래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또 세계 반도체업계는 반도체 경기정점 시기에 대해 팽팽한 논란을 펼치고 있다. 국내 경기의 정점이 이미 도래했는지는 전문가적 판단에 의해 향후 6개월 뒤 쯤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연말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정점논쟁이 계속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공식적은 아니더라도 경기정점이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확인된다면, 시장 이슈의 무게 중심은 경기 바닥의 시기로 급속하게 이동할 것이다.)
결국 지금 시기는 예상 외로 빨리 다가온 듯한 경기 정점 논쟁으로 불안 심리가 가장 높아질 수 있는 때다. 미래의 실물경제 및 기업실적을 미리 반영하는 주가의 선행기간이 매우 줄어드는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향후 시장흐름은 어릴 때 많이 갖고 놀았던 ‘고무줄 새총’을 떠올리게 한다.
목표물을 향해 고무줄 새 총을 세게 잡아 당긴 후 놓아버리면, 고무줄은 힘의 역학으로 인해 반대편으로 튕겨나간다.
밀레니엄 진입이니 하면서 ‘성장성을 반영하는 주가의 선행기간’이란 고무줄을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잡아 당겼던 만큼, 지금은 반작용으로 주가의 선행기간이 극도로 짧아지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기에 진입한 것은 작년 하반기 밖에 되지 않았으나, 전세계 반도체 주식의 등락은 그동안 파노라마를 연상할 만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결국 향후 장세는 시장심리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도 철저하게 시장심리에 입각한 전략이 필요하다.
증시 격언에 ‘확정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는 말이 있다. 악재의 성격을 가진 재료라도 막상 확정되고 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負)의 효과가 급격히 감소되고, 오히려 확정되기 직전에 불안심리가 더 강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포드의 대우차 인수 무산·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중동불안 우려 제기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식시장에 과감하게 악재를 확정하는 작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를 미리 반영하는 주가의 선행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마련되는 경우에는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반대로 주가의 선행기간이 짧아질 때에는 가치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일반적으로 연말이 다가오면 정보통신을 비롯한 첨단 산업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곤 했었으나, 위에서 살펴본 ‘고물줄 같은 주가의 선행성’으로 인해 연말을 바라보는 향후 장세는 소외된 가치주 중심으로 테마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의 초점이 금융구조조정 등 국내문제에 무게중심이 점차 이동되는 가운데 500~800선 등락이 예상된다.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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