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색채의 화가' 로 통하는 이대원씨가 5년만에 팔순 기념 전시회를 갖는다. 26일부터 10월10일까지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이대원 2000' 전은 회고전은 아니다.요즘도 하루에 5~6시간씩은 작업실에서 화폭과 씨름한다는 그는 이번 전시회에 1,000호짜리 대작 3점을 비롯해서 근작 50여점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 역시 감각적인 색채의 풍경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파랑 하늘색 노랑 빨강 초록 주황 등 원색들이 이루는 미묘한 조합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빛을 발한다.
무수한 선과 점으로 표현되는 과일나무와 풀, 꽃, 연못은 서양화이면서도 한국 수묵화의 전통을 느끼게 한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는 "이대원은 빛을 그린다기 보다는 빛을 데생하는 작가"라면서 "그의 그림속에는 호사스러움과 고요함, 기쁨이 들어있다"고 평가했다.
이씨는 "주중에는 서울 작업실에서, 주말에는 경기도 파주 농장을 찾아가 5년 동안 붓이 마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해 온 그림들"이라면서 "57년 동화화랑(신세계백화점)서 첫번째 개인전을 열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갤러리 현대 박명자 사장은 "만년에 이를수록 더욱 더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 화단에 이런 작가는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성제대 법문학부 출신으로 정규미술학교를 나오지는 않았다.
집안의 반대로 미술학교 진학은 했지만, 제이고보(경복고교)재학 시절 작품 '언덕위의 파밭'(1938년)과 '뜰'(1939년)로 17, 18회 선전(조선미술전람회)에 연속 입선할 정도로 일찍부터 화재를 인정받아 왔다. 홍익대 초대 미대학장, 홍익대총장, 예술원 회장을 지냈다.
전시회에 맞춰 240쪽 짜리 화집도 출간된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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