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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비자금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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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비자금 수사 본격화

입력
200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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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는 25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 연루설이 확산됨에 따라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이날 로랑 파비우스 재무장관에게 불법정치 자금 의혹과 관련된 비디오 테이프의 내용과 전달 경위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이날 시라크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한 공개 수사를 촉구함에 따라 조스팽 총리와 파비우스 장관, 다니엘 바양 내무장관 간의 회의에서 결정됐다.

이번 파문은 르몽드가 20일 지난해 암으로 사망한 부동산업자 장-클로드 메리가 생전에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함으로써 촉발됐다.

우파인 공화국연합(RPR)당원인 메리는 테이프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RPR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 내용을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막대한 사례금이 오가는 현장에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르몽드의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TV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 비디오테이프는 1996년 메리가 TV프로듀서인 아르노 아믈랭의 도움으로 제작한 것으로 르몽드가 이를 입수한 것이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22일 아믈랭의 사무실에서 이 테이프의 사본을 압수했으나 원본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는 24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메리의 변호인이었던 알랭 브로 변호사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장관에게 1998년 여름 테이프 사본을, 지난해 4월 원본을 건네줬다고 주장 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스트로스-칸 전 재무장관은 자신이 문제의 테이프 원본을 보관해왔다고 시인했다. 스트로스-칸 전 장관은 조스팽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PS) 소속으로, 지난해 11월 대학생보험(MNEF) 관련 스캔들로 사임했다.

이처럼 의혹이 증폭되자 프랑스 언론들은 이번 사건에 우파뿐 아니라 좌파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좌·우파 모두에 연루됐을 경우 정치권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프랑스 정부가 조사에 나선 것도 이번 사건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리=

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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