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외압' 중간수사신용보증기금 대출 외압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신보 임원과 직원, 사직동팀 관계자, 아크월드 직원 등의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은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출보증 협박
박혜룡씨 형제는 물론, 신보 영동지점 직원들도 박씨 형제의 협박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대출보증 액수가 5억원에 불과했다는 영동지점의 상담철을 확보하고 이씨를 상대로 액수가 부풀려진 경위를 추궁중이다.
검찰은 이씨가 대출보증에 난색을 표하다 아크월드측이 케이크를 전달한 뒤 보증을 승인했다는 지점 직원들의 새로운 진술을 근거로 이씨의 ‘대가성 보증’여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케이크를 전달한 아크월드 전 영업본부장 육상조씨가 박씨 대신 아크월드의 자금조달 해결사로 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제 협박자가 박씨가 아니라 육씨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근무태도 등을 문제삼아 일부 부하직원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줬다는 점에서 이들 직원들이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복수사 여부 박씨 형제와 권력 실세간 연관설을 뒷받침했던 사직동팀 보복내사 의혹도 제보자가 박씨가 아니라 지점내 김모 차장으로 드러나면서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당시 사직동팀 관계자들은 일관되게 “이씨의 리베이트 수수 첩보를 바탕으로 내사에 들어 갔다”고 진술했다. 일개 지점장에 대한 월권 수사라는 의혹도 사직동팀 운영내규상 정당한 내사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수사결과 박씨가 제보자와 본점 손용문 전무 등 신보 내부인사와 절친한 사이임이 밝혀져 보복수사 의혹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물론 이씨가 사표를 낸 뒤 이들의 친분관계를 알고 음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표종용 의혹
검찰수사에 따라 사건 성격이 뒤바뀔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씨는 최수병 당시 이사장(현 한전 사장)이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사표를 강요했고 손 전무도 대출보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손 전무는 이씨는 물론 아크월드 담당 팀장에게도 압력을 행사, 자체 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24일 소환된 백모 이사는 이씨의 주장을 부인했으나 이씨를 옹호하고 압력설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정모 전 이사는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신보내 요직인 영동지점장에 있으면서 신보내 고교동문들의 지원을 받는 것에 불만을 가진 쪽이 이씨의 비리사실을 부풀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도 당시 신보 인사들간 ‘파워게임’등 내부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야 사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씨 배후세력 수사
이씨의 기자회견을 지원한 오홍명씨에 이어 25일 송영인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으로써 전담 수사반까지 편성해 가며 이씨 배후세력을 규명하려던 검찰 수사는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이씨 도피의 주역으로 파악한 송씨마저 풀려나면서 송씨가 소속된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과 정치권 등의 개입 의혹 규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검찰은 보강조사를 거쳐 송씨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키로 했지만 법원이 "송씨는 순수한 동기로 이씨를 도왔다"고 판단한 만큼 배후수사는 오리무중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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