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의 60% 정도는 자신의 가슴이 작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유방의 크기에 대한 선호는 시대에 따라 바뀐다.4~5년 전만 해도 성형외과에는 "작은 듯하게 키워 달라"는 여성이 많았지만, 요즘은 "김혜수처럼 풍만하게 만들어 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슴이야말로 여성을 가장 여성답게 보이는 신체 부위다. 그러면서 모성과 성(性)의 상징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듯한 측면을 갖는다. 유방성형수술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한 해에 약 1만 명 이상이 단지 가슴을 키우거나 예쁘게 보이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슴이 모성성 보다는 여성미로서 가치를 갖는 듯한 분위기다.
◆유방은 유행에 민감하다
1970~80년 미스코리아의 평균 가슴 크기는 24인치. 1997년도 미스코리아 참가 여성의 가슴 크기는 23.6인치였다. 유방 크기가 줄어든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70년대와 요즘의 미스코리아를 비교하면 평균 체중은 비슷하지만 키는 10㎝나 차이가 난다.
과거엔 통통한 체형이 선호됐지만, 현대 미인은 의학적으로 영양실조라고 할 만큼 키가 크고 야위었다. 비쩍 말랐으면서도 가슴만은 풍만해 보이는 굴곡이 심한 체형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국 여성 가슴 크기는 미국인의 70%
미국 여성의 한쪽 유방 크기는 300~350g 정도. 한국 여성은 250g 정도로 서양 여성에 비해 빈약하다. 체형이 점차 서구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이 자신의 유방이 작거나 밉다고 여긴다.
가슴이 큰 여자를 내세우는 매스컴이나 CF의 영향이 크다. 서양에서는 가슴 둘레가 히프 둘레와 같은 경우를 이상적인 몸매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가슴 둘레가 히프보다 4~5 ㎝ 정도 작은 게 표준이다.
◆풍만하고 탄력있는 유방이 이상적
'아름다운 유방'이란 어떤 것일까. 남녀를 불문하고 절대 다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의 가슴 모양을 선호한다. 당당하고 탄력이 있으면서 아직 풍만한 단계엔 이르지 않은 유방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20대 후반부터 유방이 처지기 때문이다. 피부 밑 탄성 섬유의 노화로 근육과 유선(乳線)조직이 탄력을 잃기 시작한다. 여성호르몬의 감소도 영향을 미친다. 유방성형 전문가들이 보는 이상적인 유방형도 일반인의 시각과 별 차이가 없다. 우선 적당히 풍만하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모양도 중요하다. 사발형이나 자루형보다 원추형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정면에서 봤을 때 쇄골(鎖骨·빗장뼈)의 중심과 유두를 연결한 라인이 정삼각형을 이루고, 옆에서 보면 유두 끝이 어깨와 팔꿈치의 중간 지점에 있어야 한다. 유두는 둘레가 4㎝를 넘지 않고 색깔은 연한 적색이 좋다고 한다.
◆연1만건 수술, 비용 500~600만원선
유방확대수술은 가슴의 '대흉근' 밑에 150~200㏄ 용량의 인조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 지금까지는 단순히 유방의 크기만 키운다는 개념이 강했으나, 최근엔 크기는 물론 모양을 바로 잡아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방확대수술의 정의가 '환자 흉곽의 해부학적 구조에 적절한 모양과 크기의 가슴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바뀐 것이다.
이 수술은 두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나는 수술 후 촉감이 단단해지는 것. 유방조직이 보형물을 이물질로 여겨 거부반응을 일으키면서 단단해지는 것이다.
전체 환자의 2% 정도에서 나타난다. 또 하나는 10년 정도 지나면 보형물이 마모돼 내용물이 밖으로 스며 나오는 현상. 요즘은 보형물의 재질이 개선돼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수술의 핵심은 흉터를 최소화하고 자연스런 기능을 살려주는 것이다. 내시경의 개발로 겨드랑이나 유륜(乳輪·젖꽃판), 배꼽 등을 2~3㎝만 절개하고 보형물을 집어넣는 게 가능해졌다.
주로 겨드랑이와 유륜을 절개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수술효과는 절개 부위와 차이가 없다. 모델이나 무용수, 운동선수 등 겨드랑이 노출이 많은 여성은 유륜 절개를, 유방 자체에 흠집을 내기 싫어하는 일반 여성들은 겨드랑이 절개를 선호한다.
보형물의 선택도 중요하다. 모양에 따라 원반형과 윤곽형 등 두 가지가 있다. 최근 개발된 윤곽형은 흉곽의 해부학적 구조에 근접해 자연스러운 유방을 만들어준다. 특히 가슴이 매우 빈약하거나 상부 유방조직이 많은 여성에게 적합하다. 수술비는 500만~600만원선.
유방성형수술은 그 나라의 경제상태를 반영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경제가 호황인 미국에선 매년 10만 명 이상의 여성이 유방확대수술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연간 1만 건 정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유방은 목과 어깨에 통증 유발
주부 이모(37)씨. "처녀 때부터 가슴이 너무 커서 운동하기가 힘들고 요통까지 생겼다.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부턴 가슴이 처지기 시작해 얇은 블라우스나 자켓은 입을 엄두를 못 낸다."이씨처럼 가슴이 너무 커서 고통받는 경우는 전체 가임 여성의 5% 정도.
유방은 너무 작아도 문제지만 너무 크고 처져도 안된다. 거대유방은 생활에 불편을 주고 어깨와 목에 통증을 유발하며 만성피로의 원인이 된다.
서울 네오성형외과 심형보 박사가 1994~99년 거대유방 여성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어깨 통증(93%), 목의 통증(81%),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60%), 유방통(51%) 등을 호소했다. 거대유방의 기준은 한쪽 유방 크기가 400g을 넘는 경우지만, 위와 같은 신체증상이 나타나면 수술 대상으로 본다.
최근 시도되는 유방축소수술은 젖꼭지의 유륜 둘레만 절개한 뒤 마치 자루에서 내용물을 들어내듯 유방조직을 잘라내고 다시 입구를 조여 주는 '유륜 절개식 축소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유방의 자연스런 형태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술이 간단하고 출혈이 적어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부작용은 감염 0.4%, 유두 및 피부괴사 0.6%, 유두 감각 이상 6% 정도로 기존 수술보다 훨씬 낮다. 비용은 500만~600만원선.
■미용성형 교과서에서 말하는 '매력적인 유방'
매력적인 유방은 탄력성이 으뜸이다. 그 다음은 어떤 체위를 하든 모양에 별 변동이 없어야 하고, 앞가슴에서 원뿔 모양으로 우뚝 솟아 있어야 한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는 유방이 바깥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는 게 이상적이다. 유방의 위치, 크기, 모양은 어깨 너비 및 가슴 크기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양쪽 유방이 완전 대칭이어야 한다. 그리고 눈에 띄는 흉터나 점이 없어야 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재미있는 유방이야기
사람들은 왜 가슴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이성에게 끌린다. 프로이드는 미적 가치와 성적 매력은 일맥상통하며,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가치는 지성이나 심성이 아니라 '시각적 신호'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유방만큼 남성의 시각을 자극하는 신체 부위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유아기에 엄마의 젖을 빨며 느꼈던 포만감과 안락감, 그리고 구강의 즐거움을 다시 맛보려는 본능이 강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최근 어려서 정신적으로 억압받던 남자는 소녀처럼 작고 부끄러운 듯한 유방을 좋아한다고 발표했다. 또 정신적으로 어머니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마마보이'는 중세의 보모처럼 풍만하고 큰 가슴에 집착한다고 한다.
이런 통계도 있다. 풍만한 유방을 선호하는 남자는 플레이보이와 같은 도색잡지를 즐기고 담배를 많이 피우며 스포츠를 즐긴다.
한 여자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러 명의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특징. 반면 작은 유방을 좋아하는 남자는 술을 즐기지 않고 우울해 할 때가 많으며 종교적이고 복종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고재학기자
■유방확대수술 이것이 궁금하다
Q 1. 수술 효과는 평생 가나
유방확대수술은 코 높이는 수술과 원리가 같다. 유방 밑에 특정 모양의 보형물을 삽입해 3차원의 입체 형상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탄력 있는 유방이 평생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모양이 만들어지면 수술 받지 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가면 노화하고 살이 찌면 커진다. 또 체중이 줄면 처지게 된다. 운이 나쁘면 간혹 보형물이 파열되기도 한다.
Q 2. 보형물이 터질 위험은 없나
유방 밑에 삽입된 보형물은 일상생활이나 운동 중 충격에 의해 파열되지 않을 만큼 치밀한 구조를 갖고 있다. 비행이나 잠수 등의 압력 변화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성에 대한 사전 검사를 거쳐 시판된다. 따라서 충격이나 부부관계 중 파열될 염려는 전혀 없다.
다만 제조과정에서 결함이 있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외피의 마모가 진행되는 경우 파열될 수 있다. 이 경우 제조회사에서 파열된 보형물을 교환해 주도록 돼 있다.
따라서 믿을만한 대형 제조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미국성형외과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수술 후 약 10년이 지났을 때 전체 수술 환자의 5%에서 내용물이 유출될 수 있다.
Q 3. 재수술은 가능한가
재수술을 하는 경우는 5% 미만이다. 드물지만 보형물이 파열된 경우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결과가 신통치 않아 재수술을 하는 경우엔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Q 4. 모유 수유에는 지장이 없나
요즘엔 유방조직 밑의 '대흉근'이라는 근육 아래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이 선호된다.
이 근육이 유선(乳線)조직과 보형물 사이에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유기능을 하는 조직과 보형물이 격리돼 있는 셈이다. 따라서 임신과 수유, 출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Q 5. 성감(性感)은 유지되나
유방확대수술은 부부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다만 가장 예민한 성감대인 유두에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겨드랑이 절개선을 이용해 수술할 경우엔 유두 감각이 100% 보존된다. 하지만 유두 밑 유륜부 절개선을 이용하면 7~15%에서 유두 감각 이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시술해야 한다.
Q 6. 심하게 애무하면 아프지 않나
수술을 하면 오히려 유방이 커지고 탄력이 살아나 배우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부부생활에 도움을 준다. 수술 후 심한 애무를 받아도 통증이나 불쾌감을 느끼기 어렵다. 단 수술 후 약 4주가 지나야 자유로운 성생활이 가능하다.
Q 7. 몇 살 때 하는 게 가장 좋나
유방의 발육이 완전히 끝난 만 17세가 넘으면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성형외과학회 보고에 따르면 만 21세 이전에 수술할 경우 그 이후 수술 받은 환자에 비해 재수술 가능성이 20% 정도 높다. 따라서 가능하면 만 21세가 넘어 수술 받는 게 좋다.
Q 8. 유방암과의 관계는
유방확대수술은 이미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확대수술과 관련해 유방암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보형물의 삽입 위치에 따라 유방암 진단에 방해가 될 수는 있다. 보형물을 가슴 근육 밑으로 깊숙하게 삽입해야 유방암 진단이 용이하다.
Q 9. 보형물 종류에 따른 차이는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보형물의 종류는 식염수가 든 '식염수백'과 8% 포도당이 든 '하이드로겔백'등 두 종류. 수술 결과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식염수백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안전성을 인증한 유일한 보형물이다.
혹시 파열돼 누출이 일어나도 모두 배설되므로 인체엔 해가 없다. 포도당백은 국내에 들어온 지 7년이 지났다. 식염수백보다 촉감이 조금 좋은 반면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안전성을 우선한다면 식염수백을, 촉감을 더 중요시한다면 포도당백을 선택하는 게 좋다.
Q 10. 수술 후 일반적인 경과는
유방확대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속한다. 수술시간은 전신마취 후 한 시간 정도 걸리며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후 이틀 정도 쉬면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
수술 후 3일째부터 샤워를 할 수 있고, 일주일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운동은 수술 후 2주째부터 시작하고 하루 3분씩 약 6개월간 유방마사지를 해주는 게 좋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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