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가 당을 ‘탈 동교동계’시키기 위해 작심을 한 모습이다.서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동교동계의 양대 축인 권노갑(權魯甲)·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을 따로 남게 했다.
이날 3자 회동은 서 대표가 23일 “이 당은 동교동당이 아니라 전국정당”이라며 다분히 권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을 한 지 이틀만의 일이어서 당내의 이목이 집중됐다. 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전국정당인데 당이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수장이 권 최고위원으로 비춰지는 것은 당을 위해서도 이롭지 않다”며 상당히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이에 대해 권 최고위원은 원칙적으로 수긍하면서 “실제론 그렇지 않은 데 언론들이 자꾸 그렇게 쓰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 대표는 또 권·한 최고위원간의 갈등설을 의식, “두 최고위원이 사이가 좋지 않고 나도 그 어느 한쪽에 포함되는 것 처럼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 데 당이 그렇게 가면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견제와 화해 중재가 동시에 진행되는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한 최고위원은 ‘약속’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떴고 서 대표와 권 최고위원간의 밀담이 10여분 더 계속됐다.
회동이 끝난뒤 “실제로 권 최고위원은 동교동계의 좌장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서 대표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동교동계의 원로라고 해야겠지”라고 말해 짙은 여운을 남겼다.
서 대표의 동교동계 견제를 통한 대표 위상찾기에 대해서 소장파 움직임과 연결된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과 함께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등의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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