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한강 독극물(포르말린) 방류가 사실로 확인된 가운데 이번에는 미군이 항공기용 폐유를 남한강 상수원지역에 10여년간 무단 방류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녹색연합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 원주시 소초면 둔둔리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위치한 주한 미군 ‘캠프 이글(Camp Eagle)’기지에서 남한강 지류이자 21만 원주시민의 상수원인 섬강에 1991년부터 지금까지 기름찌꺼기를 몰래 방류했다”면서 “미군 측은 벤젠과 톨루엔 등 발암물질이 함유된 폐유의 방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국정부에 감춰 왔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글기지 측은 91년부터 분리기(Oil-Water Separator)를 포함한 기름저장·처리 시설을 마련, 폐유를 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단순한 폐유저장용 콘크리트박스를 분리기로 속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신원을 밝히지 않은 관련 미국인의 진술서와 오염토양 사진, 배관시설 도면 등을 증거자료로 공개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글기지는 94년 2월 섬강하류에 폐유 400ℓ가 하수구를 통해 방출되는 등 최근에만 2차례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단체 김타균 정책실장은 “90년 이후 굵직한 미군기지 기름유출 사건만 10여건에 이르고 450㎞에 달하는 미군 송유관은 현황파악도 어려운 상태”라면서 “독극물 무단방류사건 때 재발 방지를 약속한 미군이 폐유유출사건을 또다시 은폐한 것은 미군기지의 환경실태 조사를 원천봉쇄하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오염 폐수·토양샘플의 성분조사를 의뢰하고 이 부대 부대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녹색연합은 이와 함께 상수원보호지역 및 생태계보전지역의 미군기지 폐쇄 SOFA에 환경관련조항 신설 전체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 등을 요구했다.
‘SOFA개정 원주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발표,“원주시민의 상수원인 섬강에 10년동안 기름찌꺼기를 유출시킨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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