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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로맨스' 은행장들 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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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로맨스' 은행장들 벌일까

입력
2000.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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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의 ‘프라하 로맨스’는 과연 벌어질까.은행 구조조정 시한이 사실상 한달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제55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26~28일)가 열리는 체코 프라하로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대거 집결, 그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장들이 외부노출이 적은 해외에서 ‘짝짓기’밀담을 나눌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사실 하나·한미은행의 전략적 제휴도 ‘치앙마이 로맨스’의 결과다.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렸던 아시아 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던 신동혁 한미은행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숙소에서 회동, 두 은행의 전략적 제휴 원칙에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서울에서 두 행장이 만났다면 당장 ‘소문’이 났겠지만, 이목이 적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합의한 탓에 제휴 문제는 상당기간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다.

프라하의 동선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합병주체 세력’으로 항상 거론되는 국민은행 김상훈행장과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 여기에 이인호 신한은행장, 신동혁 한미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의 행보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특히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18일 서울에서 진 념 재정경제부장관과 이례적으로 30여분 가량 ‘밀담’을 나눈 적도 있어, 향후 은행구조조정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상태다.

물론 각 은행장들은 “타 은행장과 프라하에서 개별적ㅇ로 만넉 적도, 만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단 10월이후를 지켜보자”“대형화를 통해 세계 50대 은행 탄생을 유도하겠다”는 진 장관의 최근 발언을 놓고 볼 때,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은행들의 발걸음이 수면밑에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분명한 것 같다.

만약 프라하에서 몇몇 은행장이 서로 ‘악혼’에 합의한다면, 내달중 서울에서 실제 ‘결혼’선언으로 이어질 숟 있다.

한편 이번 IMF총회에는 국민·주택·신한·한미·하나은행장외에 위성복 조흥은행장, 양만기 수출입은행장, 김극년 대구은행장등이 참석, 주요 거래·투자은행장들과 연쇄회동을 갖는다. 그러나 한빛 외환 등 상당수 대형 시중은행장들이 ‘국내사정’을 이유로 IMF 총회에 불참하는 바람에 한국으로선 다소 ‘맥빠진 잔치’가 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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