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간)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펼쳐진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 챔피언십(총상금 80만 달러) 3라운드가 끝났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리더보드 맨 위에는 나란히 1언더파 215타를 기록하고 있는 2명의 한국 여자골퍼가 자리했다.153cm의 작은 키로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려 '슈퍼땅콩'으로 통하는 김미현(23.n016_한별)과 그보다 1cm가 짧은 '작은 거인' 장 정(20)이 서든데스의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린 이 들은 연장 첫 홀을 파로 세이브 한 뒤 16번 홀(파3. 175야드)로 자리를 옮겼다. 3라운드서 김미현은 이 홀에서 파로 스코어를 줄였지만 장 정은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했다.
경험이 짧은 장 정은 심리적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고 손쉽게 보였던 1.2m 버디 퍼팅을 놓쳤다. 결국 우승은 침착하게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김미현의 몫이 됐다.
그에겐 올 시즌 24번째 도전 만에 움켜쥔 첫 승이자 지난해 10월 베시킹클래식 이후 거의 1년 만에 맛보는 쾌거였다. 통산 3번째 우승. 상금으로 12만 달러를 확보한 김미현은 시즌 상금랭킹이 8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고 장 정도 7만4,747달러를 보탰다.
드라마는 3라운드부터 예고됐다. 공동선두를 달리던 김미현은 10번홀까지 버디 3개를 추가, 4언더파로 우승을 손에 넣는 듯 했다. 하지만 김미현은 13번홀(파3. 155야드), 장 정은 16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주고받아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거렸다.
최근 3개 대회에서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았던 김미현은 긴장한 듯 17번홀(파4. 379야드)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서 50야드 떨어진 연못에 빠뜨리면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벼랑끝에 내몰린 김미현은 18번 홀에서 3m거리의 내리막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역전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계 쌍둥이 골퍼의 동생 송아리(14)는 이날 5오버파 77타를 쳐 합계 4오버파 220타로 공동 1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이은 2번째 성인무대 도전에서도 톱 랭커들에 버금가는 실력을 뽐내 장래성을 인정받았다. 전날 30위권으로 밀려났던 박세리(23.아스트라)도 3언더파 69타를 치며 합계 1오버파 217타로 공동 5위로 뛰어올랐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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