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제플린과 함께 1970년대 하드록의 전설을 이뤄 온 딥 퍼플이 다시 한번 클래식과의 만남을 가졌다.작년 가을 있었던 딥퍼플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담은 'Deep Purple In Concert with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 (포니캐년) 은 협연 외에 기존의 딥 퍼플 히트곡을 비롯해 멤버들의 솔로 앨범과 솔로 프로젝트 활동 때 부른 곡을 모아 총 16트랙을 2장의 CD로 수록했다.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사운드를 구축했고 일부 곡에서는 기존의 곡들을 다양한 장르로 소화하려는 시도도 함께 담고 있다.
또 매력적인 음색의 샘 브라운과 현재 자신의 그룹 디오를 이끌고 있는 전설적인 보컬리스트 로니 제임스 디오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리더 존 로드의 솔로앨범 수록곡 'Pictured Within' 에 이어 샘 브라운 특유의 짙은 소울풍의 보컬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듣는 이의 가슴을 잔잔하게 적시는 'Wait a While' 이 지나면 보컬리스트 로니 제임스 디오가 부른 발라드 'Sitting in a Dream'과 그들의 고전 'Love is All'로 이어지는데 그동안 파워풀한 보컬의 대명사로 불렸던 디오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본격적인 협연이 이루어진 두번째 디스크는 30년전 런던심포니와의 협연곡을 현대적 감각으로 만들었다.세련된 편곡으로 17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 Movement Ⅰ'과 더불어 특히 이언 페이스의 정열적인 드러밍이 불을 뿜는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 Movement Ⅲ'가 단연 압권이다.
록의 거장 딥퍼플이 이제 완숙의 경지를 넘어서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다.
"협연은 '록' 이니 '클래식'이니 하는 장르의 꼬리표를 떼는 작업."이라는 존 로드의 말처럼, 이번 앨범은 특정 장르가 아닌 '음악'간의 행복한 조우를 맛볼 수 있는 기분좋은 작품이다.
스콜피언스와 베를린 필의 협연에 이어 오랜만에 나타난 '장르 허물기'의 모범사례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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