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주 이봉주(30.삼성전자) 등 남자마라톤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들이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야 할 전망이다.이는 24일 열린 여자마라톤이 난코스에 따른 지옥의 레이스로 저조한 기록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올림픽 최고기록을 작성하자 남자마라톤도 속도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인환 코치 등 한국 코칭스태프는 남자마라톤 우승기록대를 2시간12분대로 잡았지만 이 보다 최소한 2~3분대는 더 좁혀진 2시간9분대로 전망할 정도로 여자마라톤 레이스의 충격은 컸다.
북시드니를 출발, 센테니얼 공원을 돌아 시드니중심가를 가로질러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들어오는 마라톤코스는 근래들어 올림픽 최대 난코스로 꼽혀왔다.
표고차 80m, 30여개의 굴곡과 30km이후 4개 이상의 언덕이 있어 지옥의 레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하지만 이날 여자마라톤서 다카하시 나오코(28.일본)가 쾌조의 레이스끝에 올림픽 최고기록인 2시간23분14초로 골인, 한국육상 관계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여자마라톤 우승기록대인 2시간26분대를 3분여나 앞당겼다.
벨기에의 말린 렌더가 초반 스피드를 내며 레이스를 이끈데다 올림픽코스에 맞춘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훈련량이 대단해 후반 언덕길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았기 때문.
특히 올림픽코스에 맞춰 미국 록키산맥에서 이른바 업다운훈련을 계속해온 다카하시는 지구력을 바탕으로 중반부터 급피치로 경쟁자를 떨어뜨린뒤 후반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사용했다.
초, 중반 눈치작전, 후반 승부로 일관돼온 올림픽 마라톤 레이스에서 다소 이례적인 페이스 운용로 남자마라톤 역시 초반부터 맹렬한 스피드싸움이 전개되고 후반 지구력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적지 않게 됐다.
이럴 경우 이봉주 등 지구력에서 강해 후반레이스에 승부를 걸었던 한국선수들에게 초, 중반 페이스운용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이봉주는 한국에서는 충남 유성의 말티고개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나라 크로스컨트리코스에서 언덕길 훈련을 계속해와 코스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스피드보다는 지구력에서 앞서는 이봉주로서는 초반부터 속도전이 전개될 경우 후반 레이스가 불리해질 전망이어서 중반까지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페이스운용이 중요하게 됐다.
오인환코치는 "당초 예상보다 난코스는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초반 선두권을 유지하고 후반 32km이후 4개의 언덕코스에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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