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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언덕' 연비로 뛰어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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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언덕' 연비로 뛰어넘자

입력
2000.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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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 행진이 계속되면서 연비가 새 차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있다. 차량을 고를 때 자동차의 연비를 따지고 공인 연비와 실제 주행 연비를 비교해보는 운전자들이 많아졌다. 공인연비와 주행연비 사이에 큰 차이가 있지만 동일 차종간 상대적 비교 자료로 활용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국내 승용차 중 연비가 가장 좋은 차는 대우의 경차 티코다. 티코는 휘발유 1ℓ로 최대 24.1㎞를 달린다. 2위는 대우 마티즈로 연비가 22.2㎞/ℓ이고 다음은 1ℓ당 21.5㎞를 가는 현대 아토스와 기아 비스토다. 무단자동변속기(CVT)를 장착한 새차 마티즈Ⅱ는 연비가 23.8㎞/ℓ로 비교적 우수하다.반면 휘발유 소비가 가장 많은 차는 국내 최고급 승용차인 현대 에쿠스 3.5리무진이다. 에쿠스는 휘발유 1ℓ로 7.7㎞를 갈 수 있다. 티코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셈. 한 달에 1,500㎞를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기름값은 티코가 한 달 8만912원(1ℓ당 1,300원)이고 에쿠스는 25만3,246원이다.

2000㏄급 중형 승용차 중에는 기아 옵티마의 연비가 14.1㎞/ℓ로 가장 좋고, 대우 매그너스와 르노삼성차 SM5는 13.0㎞/ℓ로 비교적 낮다. 준중형 중에는 기아 스펙트라가 16.2㎞/ℓ이며 누비라 Ⅱ16.0㎞/ℓ, 아반떼XD 15.5㎞/ℓ등이다.

소비자단체 등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주행연비는 차종에 따라 공인연비의 58.7%(경차)~61.8%(중형차)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비는 엑셀을 밟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정도로 민감하다. 따라서 운전자들이 “내차의 연비는 내가 챙긴다”는 생각으로 차계부를 쓰면서 연료탱크의 눈금과 주행거리를 계산해 연비를 알아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중형차 EF소나타를 기준으로 휘발유값 1,300원·하루 평균 주행거리 50㎞를 적용할 경우 4년이면 휘발유 연료비로만 1,000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휘발유 1,000만원어치로 경차는 6.6년, 소형차는 5.4년, 대형차는 3.3년을 탈 수 있다.

연료비가 차량가격을 초과하는 시점은 마티즈 4.2년, 준중형 스펙트라 5년 중형 EF소나타 6.1년이며 대형 그랜저 XG는 9.3년이다. 중형차를 6년 타면 기름값이 차값과 비슷해져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같은 차종이라도 차량에 동력을 사용하는 각종 편의장치가 많이 붙을 수록 달라진다. 특히 자동변속기어를 달 경우 연비는 20%이상 떨어지며 에어컨이나 히터를 많이 틀면 기름은 더 많이 먹게 된다. 소형차에 자동변속기를 달고 파워 윈동에 각종 편의장치를 장착해 매일 고속주행하면 중형차와 비슷한 연료비가 들어갈 수도 있다.

시민운동연합은 하루 평균 주행거리를 일본 수준인 30㎞로 낮추면 연간 6조9,000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10부제를 도입하면 1조7,000억원의 추가 절약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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