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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25년 함께한 전처 "호킹은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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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25년 함께한 전처 "호킹은 폭군"

입력
2000.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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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역사'라는 책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이 달초 우리나라를 두 번째(처음은 1990년) 방문했다.그는 제주도의 이론물리학 국제회의와 서울대, 그리고 청와대에서도 강연을 했다. 외국 과학자로 청와대에서 강연한 이는 그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호킹은 살아있는 과학자 가운데 우주론에서 가장 앞선 사람의 하나로 꼽힌다. 1942년생이니 이제 58세, 거의 환갑나이다.

호킹은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1962년 케임브리지대학원 물리학과에 수석 합격했다. 하지만 그 이듬해 '루게릭병'이 나타났고 2~3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1965년 결혼한 그는 부인과 사이에 2남 1녀를 낳았고 37년이나 살아있다. 루게릭병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치병. 이 병으로 죽은 미국 야구선수에게서 그 이름을 얻었다. 초기엔 다리 손 팔 등 근육이 위축되고 힘이 빠져 젓가락질이 힘들거나 손아귀힘을 못 쓴다.

경우에 따라 피부가 떨리며 나중엔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도 쉴 수 없고 음식조차 삼킬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 병으로 진단되면 평균 4∼5년 만에 폐렴이나 호흡마비로 사망하지만 호킹은 예외적이다.

그냥 살아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역경 속에서도 왕성한 연구와 학술활동을 계속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호킹의 전처 제인이 쓴 자서전이 최근 국내에서도 간행됐는데 제인 호킹(55)은 전남편을 '전지전능한 황제' '꼭두각시를 마음대로 부리는 폭군' 등으로 묘사했다.

그녀는 남들이 그들 부부생활이 정상일까 의문을 가지고 엿보는 듯해 더욱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또 남편이 그녀 품에서 죽어버릴까봐 걱정했다고도 말했다.

결국 그녀는 1985년 교회 성가대에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남편에게는 간호사를 대 주었다. 스티븐과 제인은 1990년 이혼했고 5년 뒤 호킹(당시 53세)은 그 간호사 엘레인 메이슨(45)과 재혼했다.

그 이듬해에는 제인도 자기 애인과 결혼했다. 40개국에서 2,500만부가 팔렸다는 '시간의 역사'에 대해 '타임'은 이런 논평을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팔린 그의 책 100만부 가운데 2%만이 실제로 읽혔다." 과학의 역사상 호킹 만큼 빛과 그늘이 심하게 교차하는 인간도 없을 것 같다.

박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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