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체(게놈) 내부의 바이러스 게놈이 암을 일으킨다?인간이 진화하면서 유전체 안에 남게 된 바이러스 유전자의 잔재가 암의 원인이라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됐다.
이 같은 학설은 독일 자를란트대의 니콜라우스 뮐러 란쯔히 박사팀이 학술지 종양유전자에 최근 발표했다.
인간 게놈의 약1%는 바이러스의 DNA로 추정된다.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처럼 세포에 침입해 자신의 유전물질을 게놈에 삽입, 여기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퍼뜨리는 바이러스를 레트로바이러스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인류 진화역사 동안 반복되면서 레트로바이러스의 유전자들이 게놈에 남는다는 것이다.
이를 인간내재 레트로바이러스인자(HERV)라고 부른다. 사람뿐 아니라 고릴라, 침팬지 등도 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백만년 전부터 전해내려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란쯔히 박사팀은 사람의 7번 염색체에 있는 HERV를 고환암 등 암세포에서 대량으로 발견, 암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이 HERV 단백질을 주입한 배양세포를 생쥐에 넣자 종양이 발병했던 것.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캘리포니아대 루이스 빌라리얼 교수는 "HERV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인간 게놈 곳곳에 있다"며 "HERV 단백질과 암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힐 실험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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