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재 분야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사건이 초기 백제 도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의 보존과 관련된 문제이고, 둘째는 하남시 고대도시 유적지 일대에 6,000여 동의 축사건축을 허가해서 문화재 파괴행위가 초래된 사건이다. 이는 문화선진국의 시각으로 볼 때 한국을 미개한 나라로 간주할 수 있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다.우리 나라는 거의 모든 국토가 역사유적지라고 할 만큼 매장문화재가 널려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도권에서조차 우리의 소중한 유적을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보통 심각하지 않다. 보존대책이 늦어지면 풍납토성처럼 대규모 예산이 요구되면서도 민원이 빗발치게 된다. 또 하남시처럼 대규모 문화재 파괴행위가 공무원들의 조장 속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경남 밀양에서 발견된 벽화무덤도 큰 화제다. 고려말 예부시랑을 지낸 박 익(朴 翊·1332~98)의 무덤에서 확인된 4면 벽화에 당대의 인물상과 의복 등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걸친 시기의 복식사와 풍속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임이 틀림없을 듯 싶다. 정부는 이 무덤벽화의 과학적인 보존에도 힘을 기울여야 하리라 본다.
이같이 귀중한 벽화무덤이 발견된 계기는 뜻밖에도 사오마이 태풍이었다고 한다. 이 지역을 강타한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경주 남산의 칠불암계곡은 큰물에 휩쓸려 옛모습을 잃을 정도라고 한다. 문화재청은 태풍 피해 조사와 함께 지형이 바뀌어진 곳에 새로운 매장문화재가 노출,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문화재가 집중된 국립공원에서 입장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자금이 전문 학예사를 두는 등 체계적인 문화재 관리를 위하는 일에 쓰여져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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