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범법자 비호.조정 李총재 사과를"민주당은 23일 신용보증기금 이운영(李運永) 전 영동지점장에 대한 ‘한나라당 배후의혹’과 관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등 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은 또 이씨와 접촉을 가져 온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 등 ‘배후 세력’과 전직 안기부 직원 출신들이 만든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국사모)’에 대한 사직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및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구했다.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이날 고위 당직자회의에서 “정보기관에서 공작하던 사람들이 단체를 만들고 단체의 대표가 국정을 마비시킨 중심 인물을 은닉, 비호한 것은 큰 일”이라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채(鄭東采) 기조실장도 “추악한 공작정치로 대권고지를 점령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야당은 총풍·세풍에 이어 또 무슨 공작을 꾸미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은 공작정치를 배격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 총재는 당 소속 의원들이 범법자를 은닉·비호·조종하는 것을 최소한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 총재가 대규모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며 이 총재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 한나라당 "대출의혹 몸통 실체 먼저 밝혀야"
한나라당은 23일 여당의 ‘이운영(李運永) 배후공세’를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 물타기 전략’으로 몰아 붙이며 한빛은행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거듭 주장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날 KBS TV의 대담 프로그램 녹화방송에서 “배후설, 음모설 등은 여당이 애용하는 용어들로 우리 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사건의 실체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화살을 여당에 돌렸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당의 배후설 주장은 한빛은행 사건의 ‘몸통’인 박지원(朴智元) 전 장관을 보호하기 위한 치졸한 작태”라면서 “여당의 억지에 국민들은 참기 힘든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특히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깃털들의 배후인 ‘몸통’으로, 즉각 ‘몸통’을 구속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야당이 권력으로부터 핍박 받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들어주는 것은 당연한데도 말도 안되는 배후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했고, 목요상(睦堯相) 의장은 “과거 민주당도 이문옥(李文玉) 감사관을 보호해 놓고 왜 시비를 거느냐”며 “이러니까 더욱 특검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한나라당 배후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23일 ‘막말 공방’으로 번졌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이 당 간부회의에서 ‘우리 당 엄호성(嚴虎聲) 의원 발언에 대해 (민주당) 대표까지 저지랄이니 돌대가리들 아니냐’‘술먹고 한 소리갖고 저렇게들 떠들어대니 미친 놈들이다’는 등의 막가파식 발언을 했다”면서 “김 총장은 부모도 없고 자식도 없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김 총장은 국영기업 인사문제와 관련, ‘인간쓰레기 집합소’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같은 저질 언행은 정치를 혐오스럽게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김 총장의 발언은 공식회의에서 한 말이 아니라 회의 시작 전의 사담(私談)에 불과하다”면서 “민주당 측이 왜 저렇게 흥분하는지 모르겠다”고 성을 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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