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매리언 존스(24. 미국)가 예상대로 여자 100m결승에서 첫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남편 C.J. 헌터(32)는 너무도 담담했다."육상 5관왕을 목표로 삼은 아내는 제일 쉬운 레이스를 무사히 통과했고 소원을 풀려면 앞으로 금을 4개나 더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스는 '여자 칼 루이스'라는 별명과 달리 올림픽과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이웃 LA에서 열렸던 올림픽을 TV로 지켜보면서 침대 밑에 '올림픽 챔피언'을 새겨넣었을 만큼 애타게 그리던 무대였는 데도 운명은 그를 외면했다.
16세 때 대표선발전에 깜짝 출전, 바르셀로나 여자1,600m계주팀에 뽑혔지만 "턱걸이로 뽑혀 생색내기 싫다"며 돌연 트랙을 떠났다.
이때부터 그는 농구로 바꿔 농구천재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전미대학선수권(NCAA) 우승으로 이끈 명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다시 올림픽을 앞두고 트랙으로 컴백했으나 새끼발가락 부상 때문에 애틀랜타 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그 뒤 실력이 급성장, 96년 전미선수권 100m와 멀리뛰기를 동시 제패하면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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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1·2위 0.37초차
97, 99세계선수권을 거푸 제패했던 100m는 사실상 맞수가 없었고 시즌랭킹 1위인 200m와 미국의 독주가 예상되는 400m계주의 금도 떼논 당상이어서 최소 3관왕은 장담하고 다녔다.
이런 상승세를 바탕으로 멀리뛰기와 1,600m계주에서도 금을 따겠다고 험난한 도전을 자청했다. 100m선수가 스피드와 지구력을 요하는 1,600m 계주에서 400m를 뛰는 것은 육상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
그래서 그는 위대한 육상선수라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5관왕 달성엔 체력이 관건. 칼 루이스조차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정도로 혹평할만큼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미국대표팀 코치 카렌 데니스는 "마음먹은 것을 꼭 이뤘던 육상천재라서 못 해낼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존스도 경기 후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시드니=특별취재반
■이날 여자 100m 결승서 매리언 존스와 2위 타누의 기록차는 0.37초차.
이 차이는 역대 올림픽 결승승부중 두번째로 존스와 다른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얼만큼 두드러졌는지 알수 있는 것이다.
육안으로도 대략 6~7m 차이다. 올림픽서 가장 큰 차이는 52년 올림픽때 호주의 마조리 잭슨이 0.38초차로 우승한 것이며 88올림픽때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의 우승때는 0.29초차였다.
한편 가장 근소한 차이는 96년 올림픽때. 게일 디버스(미국)와 멀린 오티(자메이카)가 사상 처음으로 10초94로 골인, 사진 판독으로 디버스의 우승이 확정됐다.
기록으로 따진다면 0.003초의 차이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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