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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빅쇼'의 주인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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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빅쇼'의 주인공으로

입력
2000.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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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 11만 관중이 꼭들어찬 가운데 남자 100m 결승은 이렇게 시작됐다. 10초도 채 못돼 끝나는 찰나의 승부이지만 모든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올림픽의 꽃이다.모리스 그린은 초반 스타트가 늦어 이변 가능성도 감돌았지만 그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30m지점부터 앞서나가기 시작한 그린은 월계관을 썼다.

그린은 이로써 세계선수권(97, 99년)과 올림픽우승, 세계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3번째 사나이가 됐다. 그에 앞서 칼 루이스(미국)와 도노반 베일리(캐나다)만이 같은 기록을 보유했었다.

그의 우승기록은 9초87로 자신의 세계기록(9초79)에 0초08이 모자랐다. 광고를 통해 9초76의 세계기록을 예고했고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세계신기록 작성"이라고 호언했던 그린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 그러나 쌀쌀한 날씨를 감안하면 호기록이었다. 또 그린은 생애 첫 올림픽 우승으로 88년 칼 루이스에 이어 12년만에 미국에 100m 우승을 되찾아 주었다.

그린은 4년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때 그는 고향인 캔자스시티에서 애틀랜타까지 18시간 동안 차를 몰고 육상 100m 결승을 보러갔고 올림픽 남자 100m가 '인류 최고의 쇼'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4년 후 바로 그 '빅쇼'의 주인공이 됐다. 그린은 지난해 아테네 그랑프리대회에서 마의 9초8벽을 처음 깨고 9초79의 세계신기록을 세워 빅쇼의 주인공 자리를 미리 예약했다.

그린은 상대의 기를 꺾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언술'이라고 말해왔고 경기를 앞두고는 늘 경쟁자들에 대해 자극적인 말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훈련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철학 만큼은 확고한 연습벌레다. 경기후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며 감격에 빠진 그린은 "4년전 애틀랜타에서 나는 관중석에 앉아 울었다.

그때는 비참의 눈물이고 오늘은 기쁨의 눈물이다"며 흐느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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