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차례의 준비 접촉과정을 거치면서 25일 열리는 남북 국방장관 회담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남북 군당국은 20일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3차례의 전화통지문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의중을 타진해왔다.이번 회담은 분단과 전쟁이후 최초로 남북의 군수뇌부가 대좌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군인사들이 우리 군용기에 함께 타고 회담장으로 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남북 양측에 주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양측의 상정하고 있는 의제와 접근방법에 적잖은 시각차가 있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 북측은 지난 13일 보낸 통지문에서 밝혔듯 이번 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복원과 문산-개성간 4차선도로 연결과 관련한 군사문제만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공사를 위한 남북협의채널 구성 및 연락방법 상호 접촉유지 방법 양측간 공사계획 교환 비무장지대(DMZ)출입절차 및 공사·행동 규정 사고및 재난발생시 협조대책 철도와 도로 연결 세부계획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대표단의 구성도 북측이 이번 회담을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회담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측은 초보적이라 할지라도 군사적 신뢰구축과 실질적인 긴장완화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은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군사직통전화 설치 대규모 부대이동 통보 군사연습 참관 경의선과 도로 연결후 군사실무위원회 구성 등을 합의해보겠다는 방침이다.
군사문제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풀어가야 한다는 게 북측의 입장에 비해 우리측은 경의선 복원을 계기로 이 문제의 첫단추는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번 회담이 우리측의 끈질긴 요구를 북측이 마지못해 받아들인 모양새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측의 입장이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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