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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 선거부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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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 선거부정 조짐

입력
2000.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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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불과 이틀 앞둔 22일 신유고연방은 폭풍전야에 휩싸인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 연합의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집권 여당측이 선거막판 긴장을 조성하며 선거결과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코슈투니차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게 무려 10~20% 포인트 앞서고 있는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투·개표가 공정하다면 승리가 확실하다고 장담하고 있다.

코슈투니차는 20, 21일 베오그라드와 노비 사드에서 각각 15만여명과 2만여명이 모인 마지막 대규모 군중 유세를 갖고 여권의 부정선거 중단과 선거결과 승복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세가 선거결과에 그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밀로셰비치가 군관계자와 측근을 내세워 비상사태 선포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네보사 파브코비치 함참의장은 20일 “서방이 야당을 돕기위해 특수군을 국내에 침투시켜 소요를 일으키려하고 있다”며 서방음모론을 거듭 주장했다.

법정 선거운동이 금지되기 직전인 21일 자정께는 밀로셰비치의 측근인 모미르 불라토비치 몬테네그로 총리가 TV회견을 통해 “현 대통령은 헌법상 내년 중반까지 권좌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들은 밀로셰비치가 선거에 패할 경우 소요사태를 일으켜 계엄을 선포하거나 권력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당은 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면서 대규모 부정선거를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슈투니차측은 밀로셰비치의 이름에 미리 기표된 투표용지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야당은 유권자들에게 투표가 끝난뒤 투표소 근처에서 결과가 나올때까지 대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야당을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밀로셰비치의 선거조작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조작을 근거로 승리를 선언할 경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아드리아해로 파견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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