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의 준비부족과 의료계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의약분업실시 석달째가 되도록 환자들이 여전히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의료개혁시민연합(공동대표 양봉민·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이 8월 21~23일 전국 18개 시지역 환자 1,220명을 조사한 결과 의약분업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변한 환자는 단 8명에 불과했다.
처방전 발급과 약국의 조제시간은 각각 평균 25.5분과 24.6분으로, 환자의 83.9%가 분업 전에 비해 ‘더 오래 걸린다’고 답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환자의 절반 이상(53.3%)이 불편을 호소했다.
의약분업 이전보다 본인의 금전적 부담이 늘었다는 환자도 61.4%에 달했고, 네 명중 한 명꼴(24.4%)로 2곳 이상의 약국을 전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은 특히 약국까지 찾아가야하는 점을 가장 불편(34.7%)하게 생각했고, 이밖에 복잡한 처방전 발급 절차 및 긴 대기시간(26.4%) 약국의 처방약 미구비(14.1%) 의료비 본인부담 증가(11.9%) 순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처방전을 통해 복용하는 약에 대해 알게 됐다(59.3%) 의·약사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됐다(21%) 는 등 환자의 ‘알권리’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양봉민 대표는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제도 자체보다는 준비 부족에다 의료계의 비협조와 파업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환자들도 제도정착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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