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사무실에나타난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는 한시간 가량의 기자회견을 끝낸 뒤 “검찰청사까지 거리행진을 하겠다”며 문을 나서는 순간, 회견장 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 20여명에 연행됐다.○…경찰이 “정당한 이유없이 소환에 불응했기에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며 영장을 제시하자 이씨와 손범규 변호사 등은 “자진출두하려는데 왜 이러느냐”며 강력히 반발, 한때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부인 이광희씨와 둘째아들 형근씨, 딸 혜원씨등 가족은 이씨를 몸으로 에워싼채 “자진출두하게 해달라”며 울부짖었다. 이씨는 연행되면서도 “정의는 승리한다. ‘박지원 게이트’를 밝혀내라”고 ‘구호’를 외쳤다.
○…회견에서 박지원 전 장관과의 압력을 다시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박 전 장관과의 공개대질신문 등을 요구하던 이씨는 “대출과 관련 ‘자판기’라는 별명에, 부동산 거래건수가 1년간 33건에 이른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크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상속받은 10여군데 땅의 명의변경 등 10여년간 토지거래를 마치 지점장 시절에 부정한 돈으로 산 것인양 조작했다”며 “부정한 정권에 의한 날조된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또 “도피에 도움을 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의 기자회견이 열린 7~8평 규모의 사무실 안팎은 이씨측 사람들과 취재진 등 1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회견시작 한시간 전 일찌감치 도착한 이씨는 오랜 도피생활을 한 사람답지 않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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