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이 과거에 인터뷰와 연설 등에서 구사한 말들이 최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는 바람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어는 1997년 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에릭 시걸이 1970년에 쓴 베스트셀러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은 나와 아내 티퍼”라고 주장했으나 정작 작자인 시걸은 이를 부인했다.
시걸은 “고어를 이 책과 결부시키는 것은 과장”이라며 “주인공 올리버 바렛3세는 고어와 그의 하버드대학 룸메이트인 배우 타미 리 존스를 한데 묶은 것이며 여주인공 제니는 단연코 티퍼가 아니다”고 밝혔다.
고어는 또 지난해 3월9일 CNN방송 회견에서 “의원 재직시설 인터넷망 구축을 주도했다”고 주장했으나 공화당측에서 이의를 제기하자 “인터넷 육성 관계법 입안에 참여했다”고 정정했다.
고어는 이밖에 지난 18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열린 전미트럭운전사조합 총회에 참석, “내가 어렸을 때 들은 자장가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노조상표를 찾아라’라는 노동가를 불러 조합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이 노래는 옛 국제여성복노동자연맹(ILGWU)이 1975년 홍보용으로 만든 것으로 당시 고어는 27세로 내슈빌 테네시안 기자로 재직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어는 또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의 한 유세에서 노인용 처방약의 비싼 가격을 지적하기 위해 자신의 장모와 애완견이 관절염으로 같은 약을 복용하는데 장모의 약값은 한달에 108 달러인 반면 개의 약값은 37.5 달러라고 예를 들었다. 고어는 마치 자신의 가계부에서 약값을 인용한 것처럼 말했으나 이 수치는 민주당의 의약품비용 연구보고서에 나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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