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한 방법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정정당당한 패배를 택하겠다.`21일 유승민(18.동남고 2년)과 크리스토퍼 르구(27.프랑스)가 탁구 남자단식 32강전에서 맞붙은 올림픽공원내 스테이트 스포츠센터. 유승민과 격돌한 르구가 승패를 떠나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2세트에서 6-4로 앞서던 상황에서 유승민은 긴 랠리끝에 드리이브를 걸었다. 르구는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볼을 걷어올리려고 했으나 공은 이미 테이블을 맞고 스쳐지나갔다.
이와동시에 옆 테이블에서 경기를 하던 선수가 친 볼이 갑자기 유승민과 르구의 경기가 벌어진 테이블로 날아들었다.
칼 하인츠 슈스터(독일)심판은 유승민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승민이 아쉬워 한 것은 당연지사.
이때 르구가 유승민의 점수를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갑작스런 르구의 요청에 어리둥절해 하던 슈스터 심판은 “다른 테이블에서 볼이 날아왔지만 플레이와는 전혀 무관했다”는 르구의 설명을 듣고서 점수를 인정했다.
세트스코어 3-2로 힘겹게 유승민을 물리친 르구는 경기후 “양심을 속이기보다는 정당한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은메달을 따고도 고개를 떨구는 우리 선수들의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르구의 페어플레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뭉클하게 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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