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초의 승부. 양궁경기는 채 1초도 안되는 찰나에 운명이 갈린다. 시속 200km짜리 화살이 70m거리의 과녁에 꽂히는데 불과 0.7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21일 시드니양궁장. 84 LA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개인전 5연패의 위업을 이룬 한국 여궁사 3명은 밝은 표정으로 단체전결승이 열리는 사대에 나란히 섰다.
백전노장 김수녕(29o예천군청) , 19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여고생 궁사 윤미진(17o경기체고 2년), 그리고 개인전 은메달의 김남순(20o인천시청). 상대는 예상치 못했던 우크라이나.
8강전서 미국을 252-240으로 완파하며 96년 애틀랜타에서 한국팀이 세웠던 올림픽기록(490점)을 무려 12점이나 경신한 한국 여궁사들은 0.7초의 승부를 위해, 또 88년 서울올림픽이후 단체전 4연패를 위해 자신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1명에 9발씩, 3명이 쏠 총화살수는 27발.
김수녕을 선두주자로 내세운 한국은 첫 엔드 9발에서 85점을 쏴 올레나 사도프니카가 29점을 쏘며 선전한 우크라이나를 간신히 1점차로 앞섰다. 일순 한국팀 벤치에 긴장이 감돌았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2엔드까지 독일에 132-137로 뒤지다가 상대선수가 3엔드에서 1점을 쏘는 실수를 틈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전례가 있었기때문이었다. 한발이라도 실수하면 4년의 피와 땀이 무위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코칭스태프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승부처는2엔드. 우크라이나가 먼저 쏠 차례. 첫 사수 나탈리야 브르데이나가 갑자기 페이스를 잃으며 25점을 기록했다. 김수녕이 27점을 기록하며 점수차가 3점이 벌어졌고 윤미진이 10점 과녁에 2발을 명중시키며 167-163으로 4점이나 앞서 금메달을 향한 쾌속항진을 계속했다.
마지막 3엔드에서 우크라이나의 최종사수 올레나 사도프니카가 27발째를 발사한후 총점수가 239점. 한국의 마지막사수로 나선 김수녕은 첫 발을 10점을 쏜데 이어 2번째화살을 8점에 적중시켜 총점 242점을 기록하며 올림픽 단체전 4연패를 확정했다.
남은 관심사는 세계신기록경신여부.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러피안 그랑프리에서 이은경(토지개발공사) 등이 기록한 500점이 준결승과 결승기록을 합계한 파이널토탈세계기록이었다.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이미 251점을 기록한 한국여자의 마지막 사수 김수녕은 9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총점 251점을 기록했다. 502점으로 파이널토탈 세계기록과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수립된 올림픽파이널토탈기록(490점o한국)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막내 윤미진은 결승에서 5개의 10점을 기록하는 등 분전하며 88년 김수녕 , 92년 조윤정, 96년 김경욱이후 4번째로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또 김수녕은 역대 올림픽에서 4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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