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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 알아주니 '신바람'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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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 알아주니 '신바람' 나네요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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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문화에서 '신바람 이박사'는 암호 같은 존재이다. 뽕짝 노래를 부르며 70년대 스타일로 광고를 한 '이상한 가수', 혹은 '박사도 아닌데 박사라고 불리는' 사람이다.반면 신세대들에게는 테크노 클럽의 인기 가수이기도 하다. 세대간 인식의 차가 크다.언더그라운드라기 보다 변방 무명가수에 불과했던 '신바람 이박사'(본명 이용석)가 오버 그라운드 무대로 뛰어 올랐다.

일단 그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사업은 어마어마하다.

팬클럽은 그를 일본의 테크노 뮤지션인 '덴키 그루브'와 공동으로 '2002 월드컵 공식 가수'로 끌어 올리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사업권을 이양 받은 ISL사와 부지런히 접촉 중이다.

시드니 올림픽에도 사절단을 보냈다. 9,8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신바람 이박사 팬클럽 회장 이종빈씨(28)씨는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 노래는 동양 색채가 물씬나는 가수가 불러야 한다.

일본에도 7만명의 팬클럽 회원을 갖고 있는 이박사가 한일 공동개최 월드컵의 공식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박사와 함께 상암에서 만납시다' 시드니 축구장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또 있다. 그는 12월중 평양에서 북한어린이에게 방한용품을 전달하고, 노인과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갖는다.

이미 서너개 대기업에서 1억원 정도씩을 후원하기로 결정됐다. "관광 버스 시절의 기분을 살려 북한 노인들도 신나게 놀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신바람 이박사의 생각이다.

가수로서의 그도 이제 어느 정도 반열에 올랐다. 이달부터 발매한 새 앨범 '스페이스 환타지'는 이미 4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달 중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버라이어티쇼 한번 나가면 아줌마들이 미쳐 미쳐' 같은 다소 저급해 보이는 가사는 '키치' 를 즐기는 신세대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의 뽕빡 메들리는 특히 테크노의 붐을 타고, 테크노 리믹스 버전으로 더욱 인기다. "테크노와 뽕짝은 둘 다 '쿵짝쿵짝' 하는 기본 리듬이어서 둘이 매치가 잘 된다.

슬로우 록이나 스윙, 차차차 같은 것은 어떤 것도 뽕짝만큼 테크노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게 이박사의 설명이다.

밤무대 활동을 접은 대신 라이브 무대에서 자신을 보일 예정이다. 10월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콘서트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젊은이들의 무대를 더욱 열심히 찾을 계획이다.

한복 패션 대신 도쿄 하라주쿠에서 공수한 신세대 패션에 머리도 부분 염색을 했다.

신바람 이박사의 성공은 기존의 가수들과는 매커니즘이 좀 다르다.

지난 5월 20일 창단한 팬클럽은 10대 고교생부터 40대 변호사까지 계층이 다양하다. 미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전공한 팬클럽 회장 이종빈씨는 이달말부터 그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예정이다.

감독료 대신 기발한 장치를 사용해 "어떤 가수도 시도하지 못한 작품을 만들겠다" 는 게 그의 포부이다. 인터넷을 통해 그의 팬들이 만들어내는 '입소문' 역시 신바람 이박사를 신세대들에게 소개한 주요인이다.

그의 성공이 '특이 취향'의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패션에 불과할 지, 가요의 새로운 장르 확대가 될 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그러나 그가 스타덤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한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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