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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朴장관사퇴, 진실규명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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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朴장관사퇴, 진실규명 계기로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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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씨가 문화관광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은 늦었지만 잘 한 일이다. 이런 것을 두고 용퇴라 할 수 있다. 지난 일이지만, 그가 장관직에 앉아 있는 한 그를 대상으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박지원씨의 장관직 사퇴가 최근의 시국 및 정국상황과 관련, 두가지 긍정적 단초가 되리라고 우리는 본다. 우선 민심을 추스려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의료혜택은 몇달째 마비상태이고, 살림살이는 점차 어려워지는데, 정권은 민생을 살피기는 커녕 각종 의혹사건을 적당히 얼버무리려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한빛은행 사건이다.

다음으로는 국회 정상화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원씨의 장관직 사퇴가 여야로 하여금 대화의 물꼬를 터 나가는데 긍정적 작용을 하기를 많은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

여야는 이미 정기국회 회기를 20여일 허송했다. 국회는 입법뿐만 아니라 정부 견제의 기능도 갖고 있다. 정부가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남북문제에 과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꼼꼼히 살필 책무가 있는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정치권이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한편 여권은 한빛은행 사건이 옷 로비 의혹 사건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가고 있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을 정도로 의혹을 키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여권내부에서 일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다시 하고 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에는 역부족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그만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져 있다. 검찰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만은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여권은 검찰의 철저한 재수사에서 권력층의 개입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것으로 정치적 실익을 얻을 수 있고, 행여 호가호위(狐假虎威) 해 온 사람들의 윤곽이 드러난다면 일벌백계로서 정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검찰의 뼈를 깎는 자성의 바탕위에서 이뤄질 재수사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자 한다. 다시한번 검찰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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