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과연 ‘이회창 후보 대선자금 파일’이 있을까. 박지원 장관은 20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항간에 박 장관이 15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대선자금과 관련된 녹음테이프 등 자료를 갖고 있어 한나라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박 장관은 “지금은 그런 말을 할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내가 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자신은 아니지만 여권에서 야당의 대선자금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언급이다.
실제로 여권 주변에선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결정적으로 곤경에 빠뜨릴 비자료를 박 장관 등이 입수해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요약하면 ‘97년 대선 때 안기부 직원들이 여야 후보의 대선자금 자료와 언론사 동향 등 특급 정보들을 은밀히 수집했는데 정권교체 후 일부 안기부 인사가 이를 가지고 나와 여권에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 자료는 박 장관을 통해 국정원으로 전달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박씨가 사퇴하면서까지 야당 총재를 음해했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우리는 대선자금에 있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면서 “자료가 있다면 명백히 밝혀야지 엉터리 공작을 해선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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