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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장관 퇴임까지 / 날개접은 'DJ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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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장관 퇴임까지 / 날개접은 'DJ그림자'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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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은 20일 사퇴의 변을 밝힐 때 의외로 의연한 모습이었다.기자회견 도중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선자금 관련 테이프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말할 입장이 아니나 내가 갖고 있지 않다”며 짙은 여운을 남겼을 때는 대변인으로 활약했을 당시의 ‘입담’이 되살아난 듯 했다.

박 전장관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지는 17년이 넘는다. 1983년 박 전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성공한 재미 사업가로 한창 잘 나갈 때 사형수에서 감형돼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미국에 망명온 DJ를 만난 것이 첫 인연.

김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도 정치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얘기도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내 정치에 뛰어든 것은 1987년 13대 대선 때 뉴욕 생활을 청산하고 ‘DJ 진영’에 합류하면서였다.

박 전장관은 남 못지않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김 대통령의 곁을 지켰지만 당내에서는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민주당 에서 박 전장관의 ‘용퇴론’이 불거진 배경에는 그같은 질시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92년 전국구 의원으로 금배지를 단 이후 박 전장관의 정치적 경력은 당 대변인, 총재 언론특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등 주로 대언론 관계에 집중됐다.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대변인으로 입성한 이후 김 대통령의 ‘입’으로서의 그의 역할은 한층 빛을 발했다.

야당 시절부터 새벽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김 대통령 자택을 찾는 성실성, 촌철살인의 언변 등으로 그는 김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핵심 실세인 동교동계와도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최근에는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과 함께 김 대통령의 메신저로서 동교동 내부의 갈등을 거중 조정하는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선 대북 밀사의 역할까지 부여돼 박 전장관은 “대통령이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오래 얘기하는 사람에서 권력의 제2인자로 올라섰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영광은 상황이 바뀌자 오히려 화근이 됐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 때문에 비리 연루의혹은 더욱 증폭됐으며 실세인 만큼 더 김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용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관심은 박 장관의 비리 연루의혹이 검찰수사 등을 통해 어떻게 결론이 날 지와 이후 박 장관의 재기 여부에 쏠리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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