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서비스(당국자가 발언을 통해 정책효과를 거두는 것)만 난무하고 실천이 없다는 게 최대 악재입니다”9월 들어 경제부처 수장들의 비상회의만도 네차례 소집됐고, 그 때마다 갖가지 시장안정 대책들이 쏟아졌다.
“인수합병(M&A) 사모펀드 허용한다”“10조원 채권펀드 만든다”“유가 비상대책 세운다”“대우차 조기 매각한다”“반도체 경기 정점 멀었다”“시장에 구조조정 성과 반영안됐다” 등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수많은 말들이 쏟아졌지만 대책 회의 때마다 재탕 삼탕됐던 것들이고, 어느 것 하나 진척됐다는 소식은 없었다.
10조원 채권펀드의 경우 6월에는 7월말까지 조성한다더니, 8월이 되자 추석(9월12일)전까지, 9월이 되자 9월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미루고 있다. 정부는 대책발표만 반복하면 정책은 절로 실현되는 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정책발언의 난무도 문제지만, 잘못된 발언은 더 큰 문제다. “시장에 필요이상의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단골 메뉴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적정주가가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할인됐고, 비(非)반도체 업종 경기는 이미 얼어붙기 시작했는데, 펀더멘털(경제기초)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정부의 안일한 상황인식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불안한 것은 유가 폭등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외부충격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시장은 정부의 위기관리능력 자체를 불신하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불안심리가 일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통제가능한 변수를 찾아 실천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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