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직원 200명에 하루 유료입장객 390명…. 한물간 첨단 미디어장비들’서울시가 ‘국제 미디어 종합축제’라며 야심차게 무대위에 올린 ‘미디어_시티 서울 2000’이 ‘서울시 그들만의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총 행사비용 100억원 가운데 서울시가 50억원을 지원한 이 행사는 난해한 ‘미디어 아트’작품과 새로울 것 없는 첨단 미디어장비, 행사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연일 썰렁하기 짝이 없다.
직원당 유료입장객 2명 20일 시에 따르면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의 관람객은 하루 평균 1,000명 정도. 지난 2일 중구 예장동 경희궁 공원내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등에서 개막된 뒤 20일 현재 관람객수는 모두 1만8,00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VIP초청자 등 무료 입장객수를 빼면 지금까지 순수 유료 입장객수는 7,000명에도 못미친다. 행사장 직원 및 보안요원, 자원봉사자를 포함 모두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직원 1명이 안내하는 유료입장객은 2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하루 평균 광주비엔날레가 1만명, 고양세계꽃박람회가 8만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민망할 정도다.
난해한 작품, 준비부족 시민들의 축제 한마당이어야 할 ‘미디어_시티 서울 2000’이 서울시만의 과시형 행사로 전락한 것은 미디어 아트 작품 자체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데다가 행사 준비와 홍보 등도 미흡했기 때문.
‘미디어_시티 서울 2000’홈페이지에 관람기를 올린 최모씨는 “떠들썩한 광고를 보고 행사장을 찾았지만 심한 배신감만 느끼고 30분만에 나왔다”며 “마치 광고비를 뽑으려는 듯한 비싼 입장료(어른 1만원, 어린이 5,000원)가 아깝기만 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3학년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강모(35)씨도 “시민축제라고 하기에는 작품들이 너무 난해해 딸아이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특히 몇년전 장비를 갖다 놓고 첨단 미디어 장비라고 설명하는 데엔 기가 찼다”고 말했다. 다른 관람객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자체마다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무분별한 국제 행사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드니올림픽 등과 기간이 겹쳐 관람객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나 점차 관람객이 늘고 있다”며 “관람객의 숫자로 행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나 홍보활동 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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