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사퇴한 데 이어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52)씨가 21일 자진출두키로 함에 따라 한빛은행 불법대출및 신보 대출보증 외압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검찰은 이씨가 예정대로 출두할 경우 대출 리베이트 수수혐의로 일단 이씨의 신병을 구속한 뒤 대출보증 외압 등 이씨가 주장해온 각종 의혹들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벌여 빠른 시일내에 수사를 마무리짓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검찰이 이처럼 ‘신속’수사를 펼치기로 한 것은 시간을 끌수록 수사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는데다, 이번 사건이 권력형비리 의혹으로 변질돼 최근 경제불안과 맞물리면서 사회 전체가 총체적인 위기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이 이씨를 상대로 확인할 부분은 박 전장관의 대출보증 압력 여부 사퇴압력 여부 사직동팀 내사 경위 등 세가지. 검찰은 이미 수차례 가진 기자회견 내용과 일기장, 녹취록 등을 입수,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 전장관의 15억 대출보증 압력의혹과 관련, 박 전장관의 소환조사및 두 사람의 대질신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 주장대로라면 당시 두 사람이 비서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통화한 만큼 당사자에 대한 조사 외의 방법으로는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사직동팀 내사및 사퇴종용 부분의 경우 최광식 사직동팀장과 이씨 비리를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신보의 김모 팀장, 최수병 전 이사장과 손용문 전 이사 등 주변인물들을 먼저 소환, 기초조사를 벌인 뒤 박 전장관을 상대로 강도높은 수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박 전장관에 대한 조사는 내주께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이씨와 이씨 메신저 역할을 해온 지찬경씨 등을 상대로 그동안 이씨의 도피과정과 행적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의 경우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불법대출의 동기는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씨와 외환담당 대리 김영민(35)씨의 ‘사욕’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수사의 성과도 있지만, 중간수사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수길 부행장이 감사중단 과정에 일부 개입했다는 단서를 포착, 내주중 이부행장을 재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사건은 박 전장관과 이 부행장 등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정점으로, 이달말께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검찰 주변의 관측이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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