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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8강대신 '희망'안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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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8강대신 '희망'안고 돌아갑니다"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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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탈락의 멍에를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승리였다. 10명이 싸웠지만 12명이 뛴 것 처럼 잘 싸우고 잘 싸웠다.한국축구가 20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경기장서 열린 올림픽축구 B조 예선 최종 3차전서 강호 칠레를 맞아 이천수가 전반 12분만에 퇴장당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반 27분 이동국(포항)의 결승골로 1_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패(승점6)를 마크, 이날 모로코에 2_0으로 승리한 스페인,칠레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 뒤져 아깝게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칠레 +4, 스페인 +1, 한국은 스페인전 0_3패배로 -1이 돼 조 3위가 됐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올림픽 본선사상 처음으로 2승을 올리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은 애틀랜타올림픽서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8강 탈락을 탓하기에 앞서 한국축구의 모든 것을 세계에 보여준 감동적인 승리였다. 또 스페인전을 앞두고 홍명보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 두고 두고 아쉬운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 좌우풀백에 박지성 송종국,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에 이영표를 포진시킨 것은 이영표로 하여금 공격형 미드필더 이천수의 뒤를 받쳐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도하게 하려는 허정무 감독의 작전이었다.

한국은 시작하자마자 주도권을 잡았지만 12분께 이천수가 태클을 들어간 뒤 넘어져 있는 상대의 얼굴을 발로 가격, 퇴장당함으로써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한국은 오히려 더욱 적극 공세를 폈고 두 차례 찬스가 이어진 뒤 전반 27분 선제골을 잡았다.

박지성이 왼쪽에서 패스해 준 볼을 페널티에리어 좌측에 있던 최철우가 받아 오른발 슛했고, 공이 수비수 맞고 뒤로 빠지자 이동국이 달려들며 오른발 슛,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선수들은 체력저하를 놀라울 정도의 투혼으로 극복했고 후반전에는 이동국이 두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드는 등 칠레를 긴장시켰다.

칠레는 전반 종료직전 한 차례, 후반에 두 차례 등 찬스를 잡았으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애들레이드=최승진기자

■김주성 관전평 / 金못지않은 값진 경험

결과는 한국축구의 숙원인 8강 진출 실패. 하지만 금메달못지 않은 값진 경험을 교훈으로 얻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특히 1차전때 홍명보의 부상과 컨디션이 나빴던 강철의 투입, 그리고 위축됐던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두고 두고 통탄스러울만큼 아쉬웠을 것이다.

강철이 2, 3차전서 완벽한 플레이로 수비진을 지휘, 승리의 원동력이 됐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것이야말로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교훈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최선을 다했고 여기서 어떤 상대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우리에겐 이번 올림픽의 경험은 그래서 값진 것이다.

어느 곳 하나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은 기술적 문제를 떠나 한국축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승리가 절박한 한국과 대패하지 않으면 8강에 가는 칠레의 상반된 입장이 경기결과에 약간의 榮향을 미쳤겠지만 선수들의 최선을 다한 모습은 아름다웠다.

이 기세를 2002년 월드컵까지 이어 갔으면 한다. 당부하고 싶은 점은 앞으로 협회가 적극나서 국제축구의 룰과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의 교육과 연수가 필요하고 우리 선수들의 해외경험이 절실하다.

98년 월드컵때 하석주의 백태클과 20일 이천수의 고의반칙에 의한 퇴장이 그 좋은 예다.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때는 정말 멋진 경기를 펼치게 되길 바랄 뿐이다.

/부산 아이콘스 유소년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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