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역도경기장에는 양안(兩岸)의 정치적 긴장이 짙게 깔려 있다. 중국이 대만의 금메달 획득을 봉쇄하기 위해 다분히 정략적인 경기 운영을 하기때문.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정부의 대만 정책이 올림픽에서도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이번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역도는 총 7종목. 이 가운데 1국의 출전 쿼터는 4종목이다. 이는 국제역도연맹(IWF)가 사실상 전종목 세계 최강인 중국의 '싹쓸이'금을 견제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공교롭게도 중국과 대만의 출전 4종목이 일치한다는 점. 중국 정부가 '올림픽에서 대만 국가를 울리지 않기 위해' 정치적으로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족한 일이다.
18일 53kg급 여자 결선. 중국 대표 출신으로 대만인과 결혼, 대만 대표로 출전한 리펑잉이 인상에서 세계기록인 98kg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따는 듯했다. 하지만 대만측의 기쁨은 그야말로 잠깐이었다. 중국의 150cm 단신 양시아는 100kg을 거뜬히 들어올린 것.
양시아는 이어 용상에서 자신의 몸무게(52.46kg) 보다 2배 이상 많은 125kg을 기록, 완전히 대만 선수의 기를 꺾어 놓았다.
중국의 공세에 사실상 금메달을 빼앗긴 대만은 '공정하지 않다'며 발끈했다. 하지만 중국측은 '정정당당한 경기였다'며 정치적 의도를 일절 부인했다. 관중석에도 중국과 대만인들이 각각 자국의 선수 만을 열렬히 응원, 양안의 골을 실감케 한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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