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초고속통신망인 ‘두루넷’ 사용자 수백명의 ID가 도용당해 수십만원씩의 사용요금이 부당 부과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9일 두루넷 사용자 110여명의 ID가 도용돼 1인당 수십~수백만원의 요금이 부과된 사실을 확인, 두루넷을 상대로 해킹 및 시스템 결함 여부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초고속통신망 이용자의 ID가 집단 도용돼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두루넷 사용자 김모(28·전북 군산)씨는 지난달 10일 리니지게임을 위한 부가서비스 요금 등의 명목으로 50여만원이 적힌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부가서비스는 신청도 하지 않았던데다, 청구서에는 회선개통 전의 사용요금까지 버젓이 포함돼 있었던 것.
김씨는 곧바로 두루넷 영업소에 항의해 “해킹을 당해 제3자에게 ID가 도용됐다”는 해명을 듣고서야 화를 삭였다. 그러나 한달 뒤 또다시 사용료 32만여원 청구서가 날아오고 사용정지 조치까지 받자 경찰에 신고했다.
또 다른 두루넷 사용자 K씨도 최근 ID를 해킹당해 사용료가 100만원이나 청구됐다고 경찰에 신고해 왔다.
현재 경찰에 신고·확인된 피해자만 116명, 피해액만 수천만원에 달하며 피해액이 소액이거나 고객이 알지 못해 미신고된 건수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피해신고가 잇따르자 최근 두루넷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데 이어, IP추적을 통해 ID도용자의 신원을 쫓고 있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하옥현 단장은 “누군가가 통신망을 공짜로 사용키 위해 두루넷 고객관리시스템을 해킹, 가입자의 ID를 알아낸 뒤 이를 통해 도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많은 점을 중시, 두루넷 컴퓨터시스템에 치명적 약점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두루넷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ID도용 수법 및 범인추적을 위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회사 시스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ID를 도용당한 피해자에게는 요금을 면제하거나 변상조치를 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