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의 날이었다. ‘오지(오스트레일리아인의 애칭)’를 외치던 관중뿐 아니라 외신기자들도 남북한이 4강을 싹쓸이하자 동이(東夷) 민족의 저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결승진출을 가리는 4강전. 누가 이기더라도 메달은 코리아의 것이었다. 김남순과 북한의 최옥실이 사선에 입장하자 장내아나운서는 “두 코리아가 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다시 함께 입장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응원단은 태극기와 함께 대형 한반도기 5~6개를 들고 두 선수를 함께 응원했다. 한국 장영술 감독은 북한의 김종남 감독과 두 손을 맞잡고 우애를 과시했다.
북한임원들도 본부석 상단에 자리잡은 이에리사 용인대 교수 등 한국측 임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한 뒤 정겨운 표정으로 경기를 관전했다.
코리아의 통일 무드는 김남순이 승리를 확정하는 순간 절정을 이뤘다. 김남순은 최옥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대표팀 맞언니 김수녕은 남북 후배 모두에게 “잘 했다”고 격려했다.
관중석에서는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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