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더 이상 탤런트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가수나 개그맨, 아나운서까지 드라마에 출연해 스타 탤런트 못지 않는 인기를 얻고 있다.가수 주영훈 김창완 주영훈, 개그맨 김효진 박경림, 아나운서 임성민 등은 그동안 단순히 눈길을 끌기위한 보조 연기자나 카메오에서 벗어나 주연과 조연으로 당당히 드라마의 전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가수 겸 작곡가이자 오락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주영훈은 18일 시작된 MBC월화 드라마 '아줌마'에서 늙은 복학생역을 맡아 탤런트로 데뷔했다.
엄정화 '포이즌'등 많은 히트곡을 작곡하고 '노을의 연가'등 노래를 직접 불러 가요순위 1위를 기록했던 주영훈이 정통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두익PD는 "주영훈이 순발력이 뛰어나 카메라에 잘 적응한다"고 칭찬한다. 최근 '부탁'이라는 타이틀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한 인기 가수 김원준은 5일 끝난 KBS 미니 시리즈 'RNA'에 출연해 주연 배두나를 사랑으로 지켜주는 순수한 애인역을 무난히 소화해 연기자로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정통 드라마, 트렌디 드라마, 단막극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 김창완은 방송가에서 전업 탤런트의 연기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창완은 최근 끝난 MBC '新귀공자' 에서 코믹한 스튜디오 사장역을 맡아 특유의 어리숙하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를 잘 살리는 연기를 했다.
가수와 탤런트, 두가지 일을 소화해 본업 구분이 애매한 김민종은 요즘 MBC 수목 미니시리즈 '비밀'주연을 맡아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왜' 라는 노래로 가요차트 1위까지 오른 그는 두 여주인공 김하늘과 하지원이 사랑하는 패션업체 기획실장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김민종은 4월에 끝난 KBS주말극 '사랑하세요' 에서도 주연을 맡는 등 방송 3사의 드라마 캐스팅 1순위다.
이밖에 탤런트 못지 않은 연기력으로 드라마에 얼굴을 내미는 가수로는 이혜영 박지윤 이동건 등이 있다.
개그맨 김효진과 박경림 역시 최근 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해 극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조연들이다. 김효진은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에서 주연 채림의 친구로, 박경림도 '진실'에서 주연 최지우의 동료로 나와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카메오가 아닌 고정배역을 맡은 아나운서 임성민은 KBS주간극 '학교' 에서 국어교사로 나와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는데 벌써부터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캐스팅설이 나올 정도다.
가수나 개그맨 아나운서 등 연기가 본업이 아닌 연예인들이 드라마에 진출하는 것은 한 분야보다 두 분야에서 활동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상업적인 전략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인기 가수가 드라마에 출연하면 높은 시청률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 역시 타분야 연예인의 드라마 출연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중은 연기력이나 가창력 보다는 연예인들이 보여주는 이미지에 환호한다. 탤런트 기근 현상도 가수나 개그맨 아나운서들의 탤런트 활동을 고무시키고 있다.
SBS 성준기PD는 "방송 3사에서 현재 방송중이거나 제작중인 드라마가 30여개에 이른다. 주ㆍ조연급 연기자로 활동할 인원이 한정돼 있는데다, 시청자들이 중복출연하면 쉽게 식상해 하기 때문에 가수나 개그맨들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환영할 일만은 아니다. 방송사가 눈앞의 인기만을 의식, 연기자 양성을 하지 않아 궁극적으로 드라마의 질적 하락을 초래한다는 강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한 10대를 의식한 가수들을 기용함으로써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의 범람을 불러와 척박한 드라마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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