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그의 모음곡 '페르귄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 작품을 헨릭 입센이 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보다 적다. 더구나 연극으로 이를 접한 사람은 거의 없다.극단 반딧불이가 '솔베이지의 노래'를 공연한다. '페르귄트'라는 원제를 그렇게 바꿨다. 그리그의 음악을 통해서도 가장 친숙하게 된 이름이거니와, 안식처로서의 여인이라는 작품의 주제와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외딴 숲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페르귄트가 겪게 되는 세상 여행담이다. 돈, 명예, 권력에의 추구가 자아 실현이라 굳게 믿던 페르귄트가 빈털터리로 집을 다시 찾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부도덕한 사업으로 성공하기도, 요정의 나라를 넘보는 허황된 꿈을 꾸기도, 예언자로서 세상을 미혹시켜도 보지만 그를 찾는 것은 결국 노쇠함이었다. 돌아갈 곳은 옛사랑 솔베이지의 품속뿐.
생의 의미와 양심의 소리를 되찾는다는 전형적인 성장 소설의 틀을 따르고 있다. 극단 반딧불이는 그동안 '겨울동화' '달을 쏘다' 등을 공연했다.
임경식 연출, 백성희 공호석 유태균 등 출연. 특히 국립극단 소속의 백씨는 74세의 고령에도 출연을 흔쾌히 수락, 1976년 그가 펼쳤던 페르귄트의 노모인 오제역을 다시 하게 됐다.
10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7시 30분. (02)367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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