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K_K라인’을 다시 가동키로 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가 진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27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 간의 회담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미 무산 이후 북미 간의 첫 공식 대좌다.
때문에 K_K라인의 재가동은 김영남 위원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검색사건으로 막힌 북미 대화 통로를 공식적으로 복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보다 큰 의미는 이런 형식적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북미가 복원된 회담의 틀 속에서 관계 개선의 실질적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화 진전의 결과는 양측이 관계 개선의‘문턱’이라 할 수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측은 이번 회담에서 핵, 미사일, 테러, 북한 고위관리의 방미 등 모든 의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북한은 김영남 위원장 사건을 계기로 “테러 모자를 쓰고는 고위급 인사가 미국에 갈 수 없다”는 입장을 한층 강화하고 있어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가 양측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김영남 위원장 사건은 역설적으로 북미 양측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한 보다 실질적 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미국이 북한에 테러지원국 해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테러 반대 공개선언 유엔 테러방지협약 등 10여개 국제조약이나 협약 가입 과거 테러행위에 대한 설명 일본 적군파 요원 추방의 4가지 조건을 두고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 사건으로 미국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질 여지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미국이 제시한 4가지 조건을 북한이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때문에 이번 회담의 결과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카트먼특사 일문일답
미국은 한국이 주장하는 ‘2+2방식’을 포함해 한반도 4자회담의 재개를 적극 지지한다고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가 18일 밝혔다. 다음은 한국특파원단과의 일문일답 요지.
_북미 회담은 언제 재개되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달중 뉴욕에서 만날 계획이다(국무부 관계자는 이와는 별도로 27일이라고 밝혔음). 구체적인 내용은 19일 정식 발표될 것이다.”
_의제는 무엇인가.
“핵, 미사일, 테러, 북한 고위관리의 방미 등 모든 의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게될 것이다.”
_이른바 카트먼_김계관의 K_K라인이 효율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보나.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제는 무슨 이야기든 다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_이정빈 외무장관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4자회담 재개를 제의했는데.
“미국은 4자회담의 재개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남북한이 당사자로서 합의하고 미국과 중국이 차후에 보증하는) 2+2방식을 포함해 어떤 방식이든 잘만 될 수 있다면 환영이다.”
_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과잉검색사건은 어떻게 보나.
“미국 정부는 이번 일이 단순한 사건이었을 뿐이라고 적극 해명했고 북한도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반응을 전해들었다.”
_세계식량계획(WFP)이 대북식량지원을 다시 호소했는데 미국 정부의 입장은.
“매년 하는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토니 홀 의원이 오는 11월 북한을 방문, 식량 사정을 살펴볼 것이다. 여러 상황을 검토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_최근의 한반도 사태 진전을 어떻게 보나.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진전될 줄은 미처 몰랐다. 미국 정부로서는 남북한 관계 개선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