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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밀로셰비치 낙선운동

입력
2000.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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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유고 대선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현 대통령 축출을 촉구하는 낙선운동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다.EU가 이렇게 주변 나라의 선거에 개입하고 나선 것은 전례없는 일로 지난해 코소보 전쟁에서 원수가 된 EU와 밀로셰비치의 적대적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U는 18일 브뤼셀에서 15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세르비아 국민들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성명을 채택, 세르비아인들이 대선에서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축출할 경우 1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무역 등의 제재를 해제하고 경제지원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세르비아인들이 민주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할 경우 EU의 대 세르비아 정책은 급격하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이전에도 밀로셰비치와 경쟁관계에 있는 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해왔는데 선거일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나온 이번 성명은 가장 노골적인 것이다.

EU는 밀로셰비치가 축출되고 세르비아가 민주화되면 발칸재건 프로그램에도 참여시켜주겠다고 여러 차레 밝혔다.

EU는 또 오는 11월 24일 EU-발칸 지도자 회담에 야당 단일후보인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를 초대할 계획이다.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정상회담에 밀로셰비치 대신 코수투니차를 시민 사회단체 대표 자격으로 초청함으로써 세르비아인들에게 반 밀로세비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코스투니차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밀로셰비치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여러 차례 밀로셰비치의 선거 부정 가능성을 경고한데서 알 수 있듯이 유고 선거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

각국 선거에 정례적으로 참관단을 보내온 국제기구들조차 이번 유고 선거에는 전혀 공명 선거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참관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EU 정부들은 유고 선거에 의회 감시단을 보낼 것을 각국 의회에 촉구하기로 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은 이미 유고의 총선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에 따라 제대로 치러지는 지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EU는 밀로셰비치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질 경우, 졌지만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등 세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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