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왕따’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나왔다.노동부 산하 산업재해보상심사위원회는 18일 A사 전 사원 정모(38)씨가 “부서비리를 제보했다가 상사와 동료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됐다”며 낸 요양승인신청 재심에서 산재승인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법원에서 유사사례를 산재로 인정한 적은 있으나, 소송전 조정단계에서 이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정모씨의 신청을 기각했었다.
심사위는 결정문에서 “정씨가 비리 제보후 내근직으로 대기발령받고 퇴직 종용, 회사ID 회수, ‘왕따’e_메일 발송, 격리근무 등으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정씨가 겪고있는 적응·우울장애 등은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심사위 관계자는 “근로자는 사업자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취지에 입각, 산재 인정 결정을 내렸다”며 “직장생활에서 입은 정신적 피해까지 업무상 재해로 처음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측은 정씨가 산재신청을 내는 등 반발하자 최근 인사명령 불복종 및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정씨를 해고조치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