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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올 대선 대경합 20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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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올 대선 대경합 20년주기?

입력
2000.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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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미국 대선이 혼전을 거듭하면서 ‘20년 주기 대경합설’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미 언론들은 노동절 이후에도 현격한 선두주자가 드러나지 않은 올 선거가1980년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의 대결, 1960년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의 접전 등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20년 주기설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선거전이 진행된 양상을 보면 일단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20년전 레이건이 현직 대통령이던 카터를 상대로 구사했던 것과 비슷한 선거전략을 취하고 있어 1980년 선거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을 약자로 선언하고 현직을 갖고있는 상대 후보가 더 유리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되 행정부의 실정을 공격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문제를 비켜가려는 전략이 레이건의 캠페인을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전략이 아닌 미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1980년 보다는 1960년에 더 가깝다는 게 흥미롭다.

1980년에는 인플레가 심하고 이란 인질 사태가 미해결된 상황으로 행정부의 실정을 공격할 거리가 많았으나 1960년은 유권자들이 현재처럼 경제호황으로 상대적인 만족감을 갖고 있었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유권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공화당 행정부의 현직 부통령인 닉슨과 정치가 집안으로 대중적 카리스마를 갖춘 케네디의 대결구도도 당만 바뀌었을 뿐 클린턴 행정부의 부통령인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전직 대통령 아들인 부시의 대결과 비슷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케네디는 당시 “이번 선거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뉴프런티어간의 대결”이라고 주장하며 유권자들의 변화욕구를 자극해 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 선거전처럼 TV토론이 선거결과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케네디는 당시 TV토론에서 탁월한 말솜씨로 눌변에 가까운 닉슨보다 국가문제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고있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켰었다.

배우출신인 레이건 역시 카터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대통령의 자질을 유감없이 ‘연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자질론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워싱턴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시드니 올림픽 부시 캠페인에 타격

15일 개막된 시드니 하계 올림픽에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는 바람에 열세에 처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설상가상으로 타격을 받고있다.

4년 주기의 미 대통령 선거와 같은 해에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은 과거의 경우 미국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7월에 열려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9월 중순에 시작돼 유권자들의 이목을 스포츠에 쏠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언론매체, 특히 7억 500만달러의 중계권료를 지불한 NBC 방송 등의 선거관련 보도시간을 빼앗아 감으로써 민주당 앨 고어 후보에 대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필요로 하는 부시 후보의 캠페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티븐 헤스 연구원은 “종전의 선거에서는 열세에 몰린 후보가 올림픽의 열기가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노동절 이후 캠페인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이번의 경우 일각이 아쉬운 시기에 올림픽이 열려 부시측이 불리한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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