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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호헨반트에 물위의 반란..서프를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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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호헨반트에 물위의 반란..서프를 삼키다

입력
2000.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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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이 열린 18일 시드니 인터내셔널 아쿠아틱센터.1만 7,500여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TV앞에 몰려든 호주인들로 시내도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바로 이틀 전 자유형과 남자 계영 400m에서 세계신기록을 거푸 세우며 2관왕이 된 '괴력의 호주소년' 이안 서프(17)가 대회3관왕이 되는 순간을 붙들어 매기 위해서였다.

서프의 애칭 '서피도(어뢰를 뜻하는 torpedo에서 따온 별명)'를 외치는 아우성으로 수영장인지 록 콘서트장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이런 일방적인 분위기와 달리 4레인은 '자이언트 킬러' 페테르 반 덴 호헨반트(22.네덜란드)가 차지하고 있었다. 호헨반트가 이미 준결승전서 서프가 넉 달전 세웠던 세계기록(1분45초51)을 0.16초나 앞당겼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이 '세기의 승부'로 분위기를 띄웠던 것처럼 출발 버저와 함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숨막히는 레이스가 전개됐다. 하지만 마지막 25m를 남겨두고부터 호헨반트의 역영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결국 전광판엔 1분45초35라는 세계타이기록 표시와 함께 호헨반트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떴고 수영장엔 잠시 적막이 흘렀다.

시드니로 오기 전까지 기록에서 2초 이상 뒤진 호헨반트는 서프의 적수가 아니었다. 특이한 것은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자유형 50m, 100m서 10년 동안 최정상을 지켰던 알렉산드르 포포프(29.러시아)를 무너뜨린 것처럼 이번에도 서프를 침몰시켰다는 것. 서프를 꺾음으로써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그는 외신으로부터 '자이언트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만해도 자유형 100m와 200m서 모두 4위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 유럽선수권서 6관왕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홉살때까지 하키와 축구선수를 하다가 수영에 재능을 발견한 그는 네덜란드 수영의 대부로 불리는 아버지(세스 라인)의 지도로 급성장했다. 물속에 있을 때만 빼면 '펄 잼'의 음악을 듣기 위해 헤드폰을 끼고 있는 호헨반트는 "이번 대회 100m서 포포프도 무너뜨리고 싶다"며 또 다른 기적을 예고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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