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축제와 슬픈 귀향'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80)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부인 마리아 테레사 살리삭스-로웨(69) 여사가 16일 오랜 암투병 끝에 사망했다. 사마란치는 부인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날 아침 급히 귀국길에 올랐으나 임종하지 못했다.
IOC는 메인 스타디움과 주요 호텔의 올림픽기를 17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반기로 게양하고 18일에는 추도 미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아니타 데 프란츠 부위원장은 "그녀는 IOC의 영부인 같은 존재였다"면서 "그녀를 잃은 건 큰 손실"이라고 애석해 했다.
사마란치가 호주를 떠남에 따라 딕 파운드(캐나다) IOC 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에 들어갔다. 사마란치는 18일 장례식을 갖고 호주로 돌아와 나머지 경기를 주관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사마란치에게 이번 올림픽은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1998년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의 2002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불거진 뇌물 스캔들 이후 20년간 쌓아온 '권위'를 상실했다.
더구나 그는 이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10명의 IOC 위원을 사임시켰지만, 정작 자신은 개혁 대상에서 빠져 '기회주의자'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벼랑 끝에 몰린 사마란치는 결국 2001년 7월 IOC 모스크바 총회 때까지만 위원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때문에 사마란치는 이번 올림픽에 자신의 명예를 걸었다. 올초 그리스 아테네에 올림픽정전재단을 설립한 그는 남북한의 개막식 동시입장, 동티모르 참가 등 역사적인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활동은 노벨평화상을 노린 정치적 행동이라고 폄하될 정도로 사마란치는 도덕적인 곤경에 처해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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